10대 피고인을 변호했습니다.
채팅 앱을 통해 미성년자와의 성매매를 유인하고, 이를 빌미로 성매수남을 폭행·협박해 돈을 뜯어낸 사건이었죠. 그밖에도 무리 지어 다니면서 무면허 운전도 하고, 날치기도 하고...손에 잡히는 대로 범죄를 저질렀더라고요. 죄명은 차고 넘쳐 가나다로 매기는 순번이 거너더까지 있었습니다. 물론 기록의 양도 어마어마했죠. 다행인 건 의뢰인이 죄를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재판을 앞두고 구속 상태의 의뢰인과 마주 앉았습니다. 사건에 대한 질문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갔죠. 궁금했습니다. 무슨 생각에 이런 범죄를, 이렇게 많은 범죄를 저지른 것인지.
"근데 학생, 왜 그런 거예요?"
"웃기잖아요. 내 앞에 어른이 무릎 꿇고 있는 게."
(······)
"학생은 그게 웃겨요? 피해자들한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아, 네. 미안해요. 잘못했죠.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 거예요."
불공평한 세상이 싫었다거나 내면의 격한 감정을 다스릴 수 없어 그랬노라는 대답을 기대했던 걸까요. 아이의 대답을 듣고 허탈했습니다. 잘못한 거라는 걸 알기나 하는 걸까 싶기도 했죠.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지른 사건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참 많습니다. 소년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죠. 도저히 10대가 저질렀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요. 최근 n번방 사건에도 10대들이 많더군요. 어린 나이의 치기라고 하기엔 죄가 결코 가볍지 않죠.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의뢰인은 반성문도 열심히 쓰고, 피해자와 합의를 하려는 노력도 많이 했는데요. 부디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살아가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