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은 싸움 못 할 것 같이 생겼네요.
상대방 변호사는 세 보이던데...
이 말은 제가 과거에 들었던 말입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어요. 말이란 게 무서운 게 곱씹을수록 어떤 의미를 부여하게 되잖아요. 한동안 고민을 했었죠. 소송을 하는 건 싸움을 하는 건가. 세 보이는 건 어떤 건가. 외모가 무기가 될 수 있는 건가. 외모도 무기로 만들어야 하나. 머리를 짧게 잘라 볼까. 안경을 써 볼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어찌 보면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을 했었죠. 말 한마디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변호사로 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그 말을 들어서 더더욱 고민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근본적인 고민에 닿게 됐죠.
소송은 왜 하는가?
소송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건가?
단지 싸워서 이기기 위한 것인가?
소송은 분쟁을 해결하는 것!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물론 상대방을 괴롭히려는 목적으로 소송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싸움을 걸기 위해서요. 그런데 소송을 하는 이유는 싸우기 위해서도, 이기기 위해서도 아니에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저는 상담하러 오신 분들에게 소송을 말리기도 합니다. 소송을 해야 먹고사는 변호사인데 말이죠. 어떤 게 그 사람에게 더 이익이 될까를 생각해보기 때문이에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소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요.
우리는 개인 간에 더 이상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때, 법원을 찾습니다. 법원의 힘을 빌려 해결해보려고요. 판결문이 있어야 강제집행을 할 수 있으니까요. 즉, 소송의 결과물은 판결문이고, 이 판결문은 판사가 씁니다. 재판은 판사를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판사를 어떻게 설득하느냐? 정확한 사실관계와 그에 맞는 증거가 담긴 서면으로 해야 합니다!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고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법적인 쟁점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
의뢰인이 갖고 있는 자료 중에 증거가 될만한 것을 추려내는 것.
이게 변호사인 제가 하는 일입니다.
내 피 같은 돈을 갚지 않은 상대방. 나에게 손해를 끼친 상대방. 너무 밉고 싫지만,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증거를 수집해야 합니다. 원하는 결과물인 판결문을 받기 위해서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