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이 자리 잡고 있나요 3

by 안갑철 변호사

변호사로서, 그것도 사회적으로 가장 지탄의 대상인 성범죄를 변호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헌법, 민사, 형사, 행정, 가사 등 여러 영역의 사건 수행이 가능하지만, 형사사건, 그중에서도 성범죄 사건을 많이 수행하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품위 넘치는 의뢰인이 있는 반면, 사건의 영역을 넘어 대하기 어려운 의뢰인도 많습니다. 분명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 중요하지 않은 질문을 계속하는 사람, 물어보지 않은 내용을 계속 이야기하는 사람, 인터넷 찾아보지 말라고 했지만 계속 찾아보고 이상한 제안을 하는 사람, 중요한 정보는 다 전달했기 때문에 미팅이 무의미한데 계속 사무실에 찾아오겠다는 사람, 약속 장소를 구체적으로 말해줬는데 대충 보고 엉뚱한 곳으로 가는 사람, 재판에 늦는 사람, 예의 없는 사람 등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비싼 수임료를 줬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이러려고 법조인이 되겠다고 한 것인가”하는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법조인의 길, 그리고 지금 제가 주요 업무 분야로 삼고 있는 것은 저의 선택으로 인한 것입니다. 어떤 특별한 보람을 찾자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변호사로서 느끼는 애로사항과 같은 것들은, 변호사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입니다.


제가 기간에 맞춰 항소이유서를 작성하고, 늦지 않게 변호인 의견서를 작성하며, 수도권 이외의 전국 지방 곡곡의 법원과 검찰청, 경찰서 등에 출장하는 것, 그리고 가끔은 이상하다 싶을 정도의뢰인을 상대하는 것 역시 제가 변호사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영역을 불문하고, 자신의 업무 분야에 불만인 사람이 보입니다. 역시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불평하면 조금 나아지는지 궁금합니다. 그렇게 불만이면, 아예 하지를 말아야죠. 그런 사람은 감사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혹은, 자신을 과대평가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사람 특징이, 그만두지 못하고 그런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땐, 감사가 없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관용도 없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침에 눈을 뜨면 감사합니다. 비록 고단한 하루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의 나에게 감사합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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