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wyergo Apr 05. 2019

[세금과인생]163 명의신탁 증여의제

2016년 4월 5일자 네이버 세금으로 보는 세상이야기 블로그 글이다. 


오늘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대구에 있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이다. 
3번 정도 상담을 하러 일부러 서울까지 올라왔었다. 
그때마다 상담료를 지불하고 가려고 하였다. 
그는 주식명의신탁으로 곤혼을 치르고 있다. 


이제 곧 과세가 된대요.
본세가 3억 5천에 가산세 합하면 10억이 넘는대요.

사회 첫 발을 디딘 첫 직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재무팀장이 신입직원들을 증권사로 데리고 가서 증권계좌를 개설했다고 한다. 그때는 상여금을 주는 것으로 알았다고 한다. 
너희들도 회사를 위해서 뭐를 해줘야 한다는 말만 들었다. 
그런데 사장이 직원들 명의로 주가조작을 하였다. 
그것을 안 시점은 직장을 나와서이다. 
그 직장은 6개월 밖에 안 다녔다. 그 뒤로 안정된 직장으로 옮겼다.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결혼하려고 약속했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고 한다. 
평생 10억 의 굴레를 여자에게도 지우고 싶지 않았다. 
그가 가진 재산은 미미하다. 
타고 다니는 중고자동차 정도

문제는 월급에 2분의1 정도가 압류된다는 점이다.

미리 재무팀에다 이런 사정을 알려놨다. 
그는 날마다 고민에 빠졌다. 
직원들에게 동시에 과세된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되다보니 먼저 과세된 직원들과 함께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였다. 
인터넷으로 조세전문변호사를 찾아서 서울까지 와서 공동으로 선임하였다. 
당시 그 변호사는 자신있다고 하였다고 한다. 

상담 중 그 말을 들은 나는 직감하였다. 
그는 훈련된 사람이 아니었다. 
단지 지금부터 공부하면서 사건을 하고자 하였다. 
명의신탁 사건을 자신있다고 한다는 것 자체가 사건을 안 다뤄봤다는 반증이다. 그는 이제와서 전혀 불가능하니 위헌주장도 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고 한다.

주식명의신탁이라는 정황이 확보되면 과세관청은 일단 과세한다고 보면 된다. 인맥 찾아 돌아다녀봐야  혹시나가 역시나다. 곤란한 처지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세무공무원이 명의신탁 정황을 확인하고도 과세하지 않으면 그는 감사에 걸린다. 세무공무원이 가장 무서워 하고 자주 하는 말이 '감사에 걸립니다'이다. 

주식명의신탁은 명의신탁증여의제로 간주되어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되어 있다. 수탁자가 증여세 납세의무자이지만 신탁자에게도 연대납세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신탁자에게 재산이 있어 징수를 할 수 있으면 수탁자가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신탁자가 재산이 없으면 수탁자가 증여세의 굴레를  져야 한다. 

이 경우도 그런 경우다. 신탁자인 사장은 주가조작으로 이미 형을 3년 6개월동안 살고 나왔다. 그는 배 째라는 식이다. 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수탁자는 날마다 고민이 될 수밖에.

명의신탁증여세를 벗어나는 방법은 명의도용이거나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경우 두 가지 뿐이다. 명의도용은 그야 말로 나 몰래 사장이 내 명의를 갖다 써버리는 것이고, 조세회피목적이 없다는 의미는 피치 못한 법률적 장애 등이 있어 명의신탁을 해놨을 뿐 조세회피하려고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나 인정받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조세회피목적 인정 여부는 다행히 대법원 판례가 조금 완화되어 해석하고 있다. 그 전의 판례는 명의신탁 자체는 조세회피목적의 개연성이 있다는 식으로 판단해버려 증여세를 빠져 나올 방법이 없었다. 결국 똑같은 법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문제점을 바라보는 대법관의 성향에 달려있다. 

이민가고 싶어요. 어차피 한국에서는 못 살잖아요.

상담자는 날마다 고민을 하고 있다. 


2014년 6월 대구에서 올라온 30대 초반의 젊은 사람이다. 지금의 직장을 들어가기 전에 1년 정도 근무했던 직장이 화근이었다. 회사 사장이 직원들 명의로 개설한 증권계좌들을 가지고 주가조작을 한 행위로 직원들이 각각 수억 원씩의 증여세 세금폭탄을 맞은 경우다.


소송까지 가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1심에선 패소하였다. 그러나 다행히 2심에서 승소하고 대법원에서 승소확정을 받아 토끼 용궁에 다녀온 경험을 하였다. 상담만 해줬는데도 고맙다면서 선물을 가지고 찾아왔다. 최근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보내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관예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