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전문변호사 고성춘
[세금과인생] 186 공짜 속에 가시있으니 대가를 주고 상담을 받는 게 절세비결이다
어제 경상남도에서 올라와서 상담을 한 분이 있었다. 하루 전에 그의 세무사가 전화로 상담예약을 잡았다. 세무사는 자신은 잘 모르겠다면서 상담하고 싶다고 하였다. 세무사는 그의 의뢰인과 함께 왔다. 자신도 국세청에서 근무하다 나왔다고 소개하였다. 알고자 하는 문제를 국세청에다 물어봤는데 나를 추천해줬다고 한다. 법리에 대해선 고성춘변호사가 많이 안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고마운 말이다. 세무사는 간단하게 사실관계를 요약한 후 답을 원했다. 그래서 답을 줬다. 법리는 이렇고 실무는 이렇다고 답변하였다. 세무사는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래도 확인을 하고 싶었다고 하였다. 의뢰인보고 더 물어볼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으나 의뢰인은 더 없다면서 머리가 맑아졌다고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상담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푼돈 아끼다 큰돈 나가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의뢰인은 지혜가 있었다. 흔적을 남기기 전에 미리 상담할 줄 알았다. 상담료 33만원으로 큰돈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절세가 무슨 거창하고 고차원인 게 아니다. 그냥 돈이 오고가는 거래를 하기 전에 미리 상담을 받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달려있는 것이다. 선택은 납세자 자유지만 세금은 크루즈미사일처럼 돈을 따라 다닌다. 그러니 미사일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당하고 나서야 후회하는 이들이 태반일 것이다.
한푼두푼 돈을 모으는 사람은 결코 돈을 못 쓴다. 이 말을 어느 부자에게 했더니 애인한테는 쓴다고 말한다. 뭐를 해서 돈을 벌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친하게 지낸 자산가 한명이 최근에 죽었다고 하였다. 서울 요지에 건물들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데 매장 하나에 한달 1000만원 이상 임대료일 정도로 비싼 건물이다. 그런데 삶은 비참했다. 전처에게 30억 원을 주고 이혼한 후 15살 미만 어린 여자와 같이 살았는데 췌장암에 걸려 투병하다가 요양원에 들어가 있었는데 전처가 자식 두명을 시켜 상속재산이 얼마인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자식들은 애당초 싸가지가 없어서 포기한지 오래였다. 근데 그는 췌장암으로 죽은 게 아니라 목매달아 자살하였다. 화병으로 죽은 거라고 하였다. 죽음 앞에서 재산을 노리는 하이에나들에게 실망한 나머지 그랬을 것이라고 부자는 그렇게 추측하였다.
돈은 벌어도 이를 지키기는 어렵고 더더욱 쓰기는 어렵다. 생전에 투자를 여기저기 많이 해놨지만 그걸 회수하지는 못했다고 하였다. 자산가는 자기 경험과 촉을 중요시하다 보니 자기 고집이 강하다. 쉽게 사람을 믿지 않고 의심을 한다. 그러니 자기 고집을 부린 대가가 세금이다. 안해도 될 일들을 많이 해놓으니 그 뒷수습이 안 된다. 그래서 자꾸 상담을 받으라고 하는 거다. 상담도 공짜로 하지 말고. 공짜로 하는 상담에 답 주는 경우 없다. 거주자 비거주자 유튜브 댓글에 기껏 봤더니 답이 없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세세한 답을 원하면 상담하라고 답을 달아줬다. 요즘은 검색문화라서 그런지 뭐든지 검색이 가능하다. 그래서 박학다식하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한계다. 깊이가 없다. 그런 깊이있는 답은 대가를 줘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공짜 속에 가시있다는 일본 속담이 두고두고 생각이 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