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전문변호사 고성춘
여기저기 세무조사가 활발한 것 같다. 무려 5명이나 나와서 서류나 컴퓨터에 있는 파일들을 싹 가지고 가서 과세근거로 삼는다. 처음 당하는 납세자들은 당황한 나머지 하라는 대로 다 싸인해주기 마련이다. 근데 세무조사는 명백한 혐의가 있어야 나오는 거다. 과세관청이 입증을 해야하는데 너무 편하게도 질문검사권을 핑계로 납세자가 가진 자료들을 임의제출이라는 미명으로 다 가져가버린다. 원래 그런 자료들은 영장을 청구해야 가능하다. 명백한 탈루혐의가 있어야 영장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세무조사 역시 명백한 혐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근데 명백이 아니라 대충 혐의가 있을 것이라는 예단으로 세무조사를 하면 위법이다. 근데 그렇게 나와서도 납세자권리헌장을 읽어주고 뭐를 해주고 싸인하라 하고 하면 그 중에 자료제출에 동의한다는 문구에 싸인을 하기 마련이다. 일반 세무조사는 함부로 자료를 강제로 받아갈 수 없는 점을 회피하여 쉽게 세무조사를 하기 위함이다. 그러면 결국 납세자의 약점이 노출되고 빼도박도 못하는 신세가 될 수 있다. 마치 봐주는 것처럼 선심을 쓴다고 하지만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다. 조세범으로 고발이 되기 때문에 실적은 나온 거다. 나머지는 검찰가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세무사를 찾아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문의하지만 세무사는 대뜸 납세자가 재산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부터 파악한다. 이 말의 의미는 빼먹을 수 있는 게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장난치는 세무사를 전제로 한다. 노비가 돈벌어 양반행세하는 경우의 공통된 특징은 거들먹거린다는 것이다. 세무사 중에서 돈 좀 벌었다고 거들먹거리는 이들이 유독 많다. 젊어서 하대받은 피해의식이 강한 이들일수록 나와서 직함같은 것을 가지려고 애쓴다. 그런 세무사에게 걸리면 돈만 날린다. 세무조사대리 수임비용으로 큰 돈을 요구한다. 게다가 국세청 고위간부를 만나서 해결해야 하니 현금 수천만 원을 요구한다. 현금으로 달라고 한다. 근데 뭐를 했는지 알 수 없다. 전화통화를 했는지 실제 만났는지, 만나지도 않고 만났다고 하는지. 결국 조세범으로 몰려 조세범칙조사로 전환돼버렸다. 그러자 세무사는 자기 선을 넘어갔다면서 다른 세무사를 소개시켜주면서 선임하라고 하였다 한다. 납세자는 어떻게든 해결하고픈 맘에 있는 재산 없어지더라도 막고 싶었지만 제대로 된 조언을 받지 못하였다. 국세청 경력이 몇십년이어도 일부 세법 모르는 세무공무원이 나와서 세무사하면 결국 이런 식으로 돈을 벌 수밖에 없다. 그렇게 돈 버는 이들이 오히려 더 거들먹거린다. 마치 자신이 거물인 것처럼 다른 사람들을 좀스럽다고 무시하기도 한다. 납세자가 제대로 된 전문가를 만나서 도움 받기가 쉽지 않다. 도처에 하이에나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