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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wyergo Jan 02. 2020

나라가 젊어져야 산다

조세전문변호사 고성춘

[나라가 젊어져야 산다]

장영실은 많은데 이들을 활용하는 리더와 시스템이 부족하다. 리더는 도덕성과 헌신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미래를 열어야 한다.
페친의 글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나라는 요순시대다.  아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페친도 세종만을 예로 들었듯이 그런 리더는 없다고 봐야한다.
일단 우리나라는 늙었다. 틀에 박혀 있는 사회다. 장영실은 많아도 인정받기 힘들다. 철저한 학벌사회이고 철저한 관료사회다. 보이지 않으면 못보기 때문에 인정받으려면 요구되는 단계를 다 거쳐야 한다.

공직자가 정치를 하려면 고위공직자를 해야 비로소 입문이 가능하다. 일정직급이상의 자리에 있었어야 한다. 그러니 늙어서 정치입문을 하게 된다. 고위직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톡톡 튀면 안된다. 조직에 무난해야 하고 조직을 수호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에 헌신하는 것은 기본덕목이다. 선악과 시비는 없다. 오직 조직의 이익이 우선이다. 서로 콩고물을 나눠먹는 시스템이 촘촘히 짜져있다. 물론 인격이 있어야 올라가지만 도덕성을 내세우면 다들 나가 떨어진다. 부장검사가 되기 위해 최소 8명 이상의 시체를 넘어야 한다는 말을 검찰후배로부터 들은 적이 있었다. 고위직은 도덕성과 전혀 상관없다는 의미다.

알게 모르게 지은 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직급 승진에 목숨을 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공직자는 승진이 생명이다. 조직의 생리에 타협하지 않고 사심없이 일하고 권능을 행사하여 스스로 억울한 사람들을 만들어내지 않고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면 내 일처럼 들어줄 줄 아는 공직자가 고위직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싶다. 공무원은 틀에서 벗어나면 극도로 싫어하고 피곤해 한다. 감사에 걸리는 데요. 이 말 한마디면 만병통치약이다. 조직이 클수록 간부가 조직을 돌리는 게 아니다. 오히려 직원들의 눈치를 본다. 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평판이 안 좋으면 승진이 힘들다. 고위직이 되려면 정치도 잘해야 한다. 세를 잘 읽고 연줄을 잘 타야 한다. 거기에 도덕성이 어디 있는가. 매 정권마다 공직이 흔들리는 이유다.

이렇게 위로 올라가다 늙어버린다. 나이도 늙고 생각 자체가 늙어버려서 신선미가 없는 것이다. 변화는 금물인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러니 이들이 안정되게 살고자 만든 시스템이 전관예우다. 우리나라 공직 각 분야마다 전관이 존재하는 이유다. 늙어 생존을 보장받고자 하는 보상심리다.
전관이 되어야 세상 사람들도 인정해준다. 직급이 낮거나 나이도 젊은 사람이 정치를 하겠다면 이 나라 사람들이 그걸 용납하겠는가? 그러니 맨날 60대 70대들이 아직도 대세 정치인들이다.

한국은 확실히 늙은 나라다. 생각도 늙어버렸다. 틀에서 벗어나면 톡톡 튀는 이단아라고 매도해버린다. 능력이 부족한 이들은 세를 이루고 페밀리를 형성하기 때문에 시기 질투로 똘똘 뭉쳐있다.
이 나라에서 도덕성과 헌신의 리더가 나올 수 있겠는가 싶다. 게다가 젊음을 한창 넘겨 뒷방 신세로 전락할만한 나이라면 더 그렇다.
 나라가 젊어져야 나라가 산다. 생각이 젊어져야 하는데 정신혁명이 쉽게 되지 않는다. 사자기운을 가진 이들도 전부 순한 양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렇다해도 사자기운 가진 이들이 분명코 존재할 것이다. 리더가 필요한 게 아니라 그런 사자들이 각 직역마다 필요한 것이다. 선거도 그런 이들을 발굴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젊어지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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