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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wyergo Jan 11. 2020

80%의 검사들에게 달려있다

조세전문변호사 고성춘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를 할 때와 지금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몇가지 쟁점으로 요약된다.

첫째, 당시는 평검사들이 집단으로 반발하였다.
지금은 조용하다. 그 이유는?

윤석열 총장이 취임하면서 기수를 무시하고 파격인사를 하여 물먹은 검사들의 불만이 팽배하다고 한다. 영화 황산벌에서 의자왕이 귀족들에게 나당연합군을 단결하여 물리치자고 하자 니네 나라지 우리 나라냐 라는 불만을 토로한 것처럼 20%의 특수통들과 80%의 일반 검사들간의 골이 심하게 패여져 있기 때문인 듯하다. 윤총장이 자업자득한 거라는 말이 있지만 검사가 검을 탓하기에는 사태가 위급하다. 결국 평검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둘째, 당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총장의 직선제를 요구하였는데 지금은 그런 주장을 하지 않는다.그 이유는?

직선제를 통해 정치인으로부터 검사의 인사권 독립을 보장받고자 했으나 지금은 그 말이 씨도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 총장의 대중인기가 크기때문에 굳이 주장해서 득이 될 게 없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적 중립성은 이미 제도로 보장되어 있다. 검찰청법에 법무부장관이 직접 사건을 지휘할 수 없게 돼있다. 오히려 내부에서 스스로 장관이나 권력의 눈치를 보고 사건을 깔아뭉개는 간부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수사검사들이 그들의 말을 안 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만일 인사불이익을 받는다면 그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집단반발하면 되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성은 검사 스스로 지켜내는 것이다.
이제는 정치적중립성을 보장해달라고 말하지도 말라. 검사 자신이 소신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검사 스스로 눈치를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부딪치다가 안 되더라도 버텨라. 버티면 이기게 되어 있다. 한치의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고서 그게 이루어질 일인가. 어떤 때는 스스로 희생을 선택해라. 그리고 버텨라. 그러면 남들이 인정해줄 것이다. 새옹지마 아닌가?
솔직히 공무원에게 그것을 바란다는 게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검사 아닌가. 검사이기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당시는 검사들이 검사스럽다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특권의식이 강하게 국민들에게 각인되었다. 지금은 조용하다. 그 이유는?

특권의식이 많이 약해졌고 공무원들이 실리를 따르는 시대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그러나 관점을 바꿔서보면 오히려 검사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그러기 위해 더 이상 특권층으로 남아 있기를 말아야 한다. 이제 일이 힘들다고 하소연 하지도 말라. 건방지지 말아야 한다. 사람을 대할 때는 항상 부드럽고 겸손하게 대해야 한다. 눈을 부릅뜨고 호통치듯이 하는 태도는 교양이 없다는 증거다. 내가 뱉은 싫은 말이 그사람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이 피의자가 될 수 있다. 그때도 그렇게 대할 수 있는지를 항상 반성해라. 그럴수만 있다면 이미 검찰의 개혁은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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