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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wyergo Mar 28. 2020

말로 하는 죄가 크다

말로 하는 죄가 크다

망어중죄금일참회
기어중죄금일참회
양설중죄금일참회
악구중죄금일참회
妄語衆罪今日懺悔
綺語衆罪今日懺悔
兩舌衆罪今日悔悔
惡口衆罪今日懺悔

오늘 하루
거짓말하고
속이고
이간질하고
험담하고 다닌 죄를 참회한다는 의미다.

십악참회 중에 네 개나 차지할 정도로 말로 하는 죄가 크다. 말은 한번 뱉으면 주워 담기 힘들고 기분나쁜 말은 피를 타고 온몸을 돌아다닌다. 마음 약하면 평생 말에 시달릴 수 있다.
20대 한창 고시공부할 때였다. 신기있는 점쟁이에게 선배가 물었다. 고시합격을 할 수 있습니까? 점쟁이는 말하기를 거부했다. 그냥 가라고만 하였다. 선배는 그러지 마시고 어떤 말이든 괜찮으니 말해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점쟁이는 갑자기 당신은 해도 안 돼 라고 소리지르 듯이 말했다. 그 순간 선배가 잠시 휘청한 모습이 지금도 기억난다. 그 선배는 진짜 말대로 되었다. 마음이 여렸다.

살인이 칼로만 해야 살인이 되는 게 아니고 말로도 얼마든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악성댓글로 사람이 죽기도 한다. 그래놓고도 히죽히죽 웃는다. 겉은 사람 모습이지만 사는 세계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정신병자와 싸우면 정신병자가 되듯이 이들을 사람으로 보면 이해를 할 수 없게 된다. 동물만도 못한 사람이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지혜로운 자에게는 상대의 장점만 보이고 어리석은 자에게는 단점만 보인다. 비린내 나는 이들일수록 세를 이뤄 험담하고 이에 동참한다. 시기 질투의 표현이다. 특히 자신의 비밀이 들키면 상대를 모함하는데 집착한다.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본능이기 때문이다. 비난하고 험담하는 것도 한순간인 경우가 태반이다. 욱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오랜기간 계속 반복하면 다 이유가 있다. 목적의식이 있다고 볼 필요가 있다.

험담은 정신건강에도 안 좋다. 마음이 침잠되면 남 험담하는 소리가 쇳소리로 들린다. 험담하는 자의 파장이 불규칙하다는 의미다. 제 정신이 아니다.

집단도 개인과 똑같아 보인다.

근데 이런 죄 안 짓고 사는 사람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더이상 수행할 것도 없다 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수행자의 심정이다.

철학이나 종교에 무슨 고상한 것이 있는 게 아니다. 별 것 없다. 그냥 이 정도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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