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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 고미진 Mar 11. 2022

[주간 고미진]
행복한 부부, 이혼하는 부부

 


가사전문 변호사로서, 

수만 명의 이혼사건을 상담해 오고 있다.  

상담을 하면 할수록 왜 어떤 부부는 이혼을 하게 되고, 어떤 부부는 위기를 극복하고 결혼생활을 유지하는지 궁금해졌다. (필자는 가능한 한 이혼은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는 부모님 교육을 받고 자라서인지 이혼에는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혼사건 상담을 하면서, 어떤 사람에게는 이혼 여부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미국의 ‘존 가트맨&낸 실버’가 저술한 ‘행복한 부부, 이혼하는 부부(부제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7가지 원칙)’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
권태기에 접어들었다고 느끼는 부부,
결혼생활이 위태로운 부부들에게 보내는
부부관계 연구의 세계적 권위 존 가트맨 박사의 결혼생활 지침서

                                                      (책 표지에 적힌 글귀 인용) 



존 가트맨은 ‘시애틀 애정연구소’를 통해 16년 동안 수많은 부부들을 관찰하면서 연구한 자료들을 통해 [행복한 부부, 이혼하는 부부]를 저술하게 되었다. 그 외의 저서로는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부부를 위한 사랑의 기술], [왜 결혼은 성공하기고 하고 실패하기도 하는가] 등이 있다. 


저자는 ‘시애틀 애정연구소’를 통해 결혼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고, 왜 때때로 결혼생활이 고통이 되는지, 왜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내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항상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부부가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 결혼생활에서 애정이 식는 것을 막고, 애정을 잃어버린 부부의 구제방법을 찾아내고자 하였다.


저자는 부부의 대화와 행동을 5분 정도만 관찰해보아도, 이 부부가 앞으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가, 이혼의 길을 걷게 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행복한 결혼은 부부의 깊은 우정으로부터 성립된다.’고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우정’이란, “부부가 협동 생활자로서 서로 존경과 기쁨을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저자는 위 연구소를 통해 부부가 서로에 대해 친밀하게 알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나 버릇과 인생에 대한 희망이나 꿈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이해한 것을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으로 표현하도록 프로그래밍을 해서 부부관계 개선 치료를 돕고 있다.  


나아가 감성적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 풍부한 부부상호 이해가 깊고, 상대방의 위신을 세워주고, 서로 존중함으로써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고 한다. 

즉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기본적인 요소는 ‘감성적으로 교감’하고, 충분히 ‘대화하는 것’을 통해 ‘부부간 깊은 우정’을 쌓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존 가트맨은 이 책이 결혼생활 문제를 전부 해결해 줄 수는 없으나, 결혼생활에 일곱 가지 원칙을 도입해나가면 부부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일곱 가지 원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원칙 1. 애정 지도를 상세하게 그려라. 

원칙 2.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라. 

원칙 3. 상대방에게서 달아나지 말고 진심으로 대하라.

원칙 4.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라.

원칙 5. 해결 가능한 문제는 두 사람이 해결하라.

원칙 6. 둘이서 막다른 골목에 부닥친 상황을 극복하라.

원칙 7. 함께 공유할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라.      


위 7가지 원칙은 부부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부부간에 서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결혼생활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일상의 사소한 일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행복한 결혼생활이 가져다주는 장점은 무수히 많다.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아서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면 존 가트맨이 제시한 위 7가지 원칙을 적용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상담 오시는 분들 중 대부분은 수년간(혹은 수십 년간) 힘든 결혼생활을 지속하다가 이혼을 결심하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대다수이다. 어쩌면 나의 역할은 이혼을 결심한 분들에게 그들의 억울함을 들어주고 이를 법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일 것이다. 


아쉽게도 의뢰인들에게 존 가트맨의 7가지 원칙을 설명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만, 간혹 이혼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겐 존 가트맨의 7가지 원칙을 설명하면서, 전문가로부터 부부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이혼이라는 결정은 최선의 노력을 다한 후, 최후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한 여자 의뢰인이 생각난다. 

남편과 성격차이로 힘들었지만 어린 자녀가 있어서 이혼 여부를 고민하다가, 결국 법무법인 선한에 이혼사건을 진행해달라고 의뢰하였다. 

위 사건은 미성년 자녀도 있고, 의뢰인이 이혼 여부에 대해 100% 확신을 가진 경우가 아니라서 이혼조정절차로 사건을 진행하였는데, 첫 조정기일에 상대방인 남편은 ‘아내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인지하면서 본인이 노력하며 개선해 나갈 테니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였다. 의뢰인도 어린 자녀가 있어서 흔들렸으나, 그동안 결혼생활을 통하여 지켜본 남편을 쉽게 신뢰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의뢰인에게 이혼소송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법원을 통한 전문가 부부상담을 받아본 후 최종적으로 이혼 여부를 결정하자고 권유하였고, 그 후 몇 달 동안 부부상담을 받으면서 현재의 힘든 점을 서로 공감하면서 앞으로 부부로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지켜보았다.  

   

이혼소송까지 제기한 이상, 상대방이 아무리 이혼을 원하지 않아도 이혼을 결심한 배우자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위 사건의 경우는 부부상담을 통해 서로 상대방에 대해 미처 몰랐던 원가정(결혼 전 성장한 가정)에 대한 상처와 콤플렉스 등을 파악하게 되면서, 한층 더 성숙한 부부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의뢰인은 이혼조정신청을 취하하고, 남편과 재결합하였다. 담당 변호사로서, 이혼사건에서 법적인 조언보다는 부부 심리상담사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이혼소송 중에도 부부상담 등을 통하여 재결합하는 부부가 있다. 부부관계가 위태로워 한번쯤 이혼을 생각한 부부가 있다면 이혼을 현실적으로 직면하고 그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깊이 고민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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