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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범석 변호사 Dec 02. 2022

형사 말고 다른 경찰관들이 하는 일?

적성에 맞는 경찰 부서가 따로 있을까? 수사관 출신 변호사와 알아봅니다

제가 경찰 출신 변호사이다 보니 아무래도 주변에서 경찰서 부서별 하는 일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엔 경찰관이 되면 적성에 따라 어떤 부서가 맞는지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천남동경찰서 조직도를 바탕으로 경찰서 각 부서별 하는 일과 고등학교 과목을 비유해서 적성에 맞는 부서를 말씀드려보려고 합니다.      



경찰서 부서는 몇 개?     


경찰서에는 보통 8개에서 10개 정도의 부서가 있습니다. 

경찰서 마다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여러 개의 부서를 1개의 부서로 합하여 운영하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에 있는 조직도인 인천남동경찰서의 경우, 치안수요가 큰 경찰서이고, 그래서 경찰서장도 일반적인 경찰서장의 계급이 총경인 것과 달리 총경보다 한 계급 위인 경무관입니다.           


인천 남동경찰서 조직도(출처:인천남동경찰서 홈페이지)




수사과, 형사과 하는 일?     


우선 대표적인 경찰의 업무인 수사과, 형사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수사과는 사기, 횡령, 배임 등 재산범죄라고 부르는 범죄와 사이버상 모욕 명예훼손 등, 선거범죄 등에 대한 수사를 합니다. 최근 경제팀, 지능팀, 사이버팀으로 나뉘던 수사과가 통합범죄수사팀 1팀부터 5팀 이런 식으로 개편이 되었고, 수사팀을 지원하는 서무업무 등을 하는 수사지원팀이 있습니다. 경찰서의 규모에 따라서 수사과의 과장이 수사1과장, 수사2과장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수사과에서 수사하는 재산범죄는 사실 과목으로 생각하면 수학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손해와 이익을 계산하기도 하고, 형법이라는 과목이 구성요건을 따지고 하는 것이 수학의 공식을 따지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평소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수사과에 가면 적성이 좀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학을 좋아하는데 체육도 좋아한다. 이러면 형사과도 잘 어울리고, 수학은 좋아하는데 저처럼 사무실에 있는 걸 좋아한다 이러면 수사과가 잘 어울린다 할 것입니다.      


형사과는 살인, 강도, 방화 등 강력범죄를 수사하는 강력팀과 폭행 상해, 손괴죄 등을 수사하는 형사팀으로 보통 나뉘고, 마찬가지로 강력팀, 형사팀을 지원하는 서무업무를 하는 형사지원팀이 있습니다.           


수사과, 형사과 하는 일(출처:인천남동경찰서 홈페이지)



교통범죄수사팀, 여청수사팀 하는 일?     


다음으로 우리가 종종 볼 수 있는 음주단속을 비롯하여 교통법규위반자 단속, 교통소통 통제 등의 업무를 하는 교통안전계가 있는 교통과가 있습니다. 교통과에는 교통안전계 외에도 교통사고, 음주 무면허 운전자, 뺑소니, 보복운전 등을 조사하는 교통범죄수사팀도 있으며, 면허취소 정지 등에 관여하는 교통민원실도 있습니다.      


수사과, 형사과, 교통범죄수사팀 외에도 수사를 하는 하나의 부서가 더 있는데, 바로, 여성청소년 수사팀입니다. 성폭력 외에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을 조사합니다. 여성수사팀은 여청수사과에 속해 있는데, 여청수사과에는 학교폭력예방 교육 등을 하는 여성청소년계도 있습니다.           


교통범죄수사팀, 여청수사팀 하는 일(출처:인천남동경찰서 홈페이지)

여기까지가 경찰의 대표적인 업무인 수사업무와 관련된 부서입니다.           



수사 업무 외의 부서는?     


다음으로, 우리가 흔히 지구대, 파출소라고 부르는 지역경찰관서 업무를 담당하는 생활안전과가 있습니다. 생활안전과에는 즉결심판, 총기 단속 등을 하는 생활질서계 등도 있습니다. 사실 경찰서의 인원 중 상당 수는 지역경찰관이 차지하고 있고, 시민들 입장에서는 지역경찰을 하루 한두번 지나가다가 마주칠 수 있을 만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지역경찰은 경찰의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찰의 업무는 이 정도 일 것입니다.      


이 외에, 경무과, 경비과, 정보보안외사과, 청문감사관실, 112치안종합상황실이 있습니다.      


여기서 이름만으로 유츄해볼 수 있는 곳은 바로 112치안종합상황실일 것입니다. 112 신고를 하면 접수하여 지역경찰, 형사과 등 각 부서에 관련 내용을 전달해 주는 부서입니다. 최근 이태원 참사로 인해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있는 부서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경비과는 집회시위를 관리하고 요인 경호를 하는 부서입니다.      

경무과는 경찰서 직원들 인사업무, 경리업무, 홍보업무 등을 담당합니다. 경찰서의 살림을 맡는 부서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과목 중 국어를 좋아한다 그러면 이 경무과가 잘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정보보안외사과는 경찰서에 따라서 정보과를 나누기도 하고 보안과를 나누기도 합니다. 북한이탈주민, 외국인 관련 업무를 하고, 경비과와 더불어 집회 시위 관련 업무를 합니다. 정보과에서 집회시위 관련 위험요인이 있는지 사전에 파악하고, 경비과는 실제 집회시위를 관리하는 식입니다. 과목 중 사회를 좋아한다 그러면 정보과가 잘 맞을 것 같고, 영어를 좋아한다 그러면 외사과도 잘 맞을 것입니다.      


청문감사관실은 경찰관 비위 관련 조사를 하기도 하여 징계 관련 업무를 하고, 수사 과정에서 불만이 있을 경우, 관련 내용에 대해 상담을 하기도 합니다. 과목 중에 윤리를 좋아한다, 그러면 청문감사관실이 적성에 맞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경찰서에는 수사업무, 생활안전업무, 집회시위업무, 기타업무 정도로 나눌 수 있을텐데, 수사과, 형사과, 교통과, 여청과는 수사업무를, 생활안전과, 112실에서 생활안전 업무를, 경비과 정보과에서 집회시위 업무를 하고, 경무과, 청문감사관실이 내부 살림을 맡는 정도로 생각이 됩니다.      


경찰을 처음 지원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수사업무를 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다른 경찰 업무도 그렇겠지만, 수사 업무는 특히 꼼꼼한 성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장이 다른 사람들의 주장의 허점을 발견하여 누구의 말이 맞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끈질김, 집요함이 있다면 더욱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단계만 더 알아보면 답이 나올 수도 있는데, 업무를 하다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번 더 나아가는 집요함이 있다면 훌륭한 수사관이 될 것입니다.      

생활안전업무는 어려운 시민들의 입장을 공감하는 공감능력이 있다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일선에서 정리되지 않은 주장을 듣고 경찰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집회시위업무는 사회전반적인 이슈를 이해하고 집회까지 나아가지 않게 조정하는 조정능력이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사회의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면 줄일 수 있는 사회적인 비용이 상당히 클 것입니다.      


경찰관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보과 직원들과 수사과 직원들은 성향이 조금 다른 것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유무죄라는 답을 내야 하는 수사 업무와 달리 정보 업무는 일도양단의 답보다는 정반합을 통해 적절한 합의안을 내는 업무이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업무이든 경찰의 업무는 사회에 꼭 필요한 업무라 할 것입니다.      


이상으로 인천남동경찰서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경찰 출신 변호사로서의 개인적인 생각인 경찰 부서별 적성에 대해 말씀드려 보았습니다. 경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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