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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범석 변호사 Dec 15. 2022

진급이 보장되었는데도 경찰을 떠나는 현실

이직이 고민될 때, 어떤 기준으로 생각을 하면 좋을지

작년 이맘때 쯤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기로 마음먹고 처음으로 찍었던 영상의 제목이 “진급이 보장되었는데 경찰을 떠나는 현실”이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개설은 개업 변호사로서 수임을 위한 마케팅 목적으로 시작 하였는데, 제가 일을 맡긴 회사에서는 “믿고 따라와 달라.”라고 하였습니다. 저도 변호사로서 사건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의심이 가면 일을 맡기지 마시고, 일을 맡기셨으면 의심을 하지 말아 주세요.” 라는 말을 한 번씩 할 만큼, 의뢰인과의 신뢰를 중시합니다. 그래서 이 말 대로 믿고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된 첫날 영상 촬영은 저에 대한 인터뷰 형식이었습니다. 변호사로서 당연히 법률 관련 영상을 찍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믿고 따르기로 했기 때문에 묻는 질문에 대해 제 생각을 말하였습니다. 


영상의 반응은 좋았고, 현재 조회수 35만입니다. 오늘은 유튜브 영상에서 말씀드렸던 내용 중 일부를 한번 말씀드려 보려고 합니다. 


경찰대 21기인 저는 120명이 입학하여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졸업과 동시에 경위로 임용이 되었습니다. 그 후 저처럼 법조계 등으로 이직하는 인원이 한 기수당 대략 10-2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물론, 기수마다 시대에 따라 다릅니다).


이렇게 이직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처우와 현실적으로 받게 되는 처우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경찰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대학 졸업후 당연히 파출소장으로 근무를 하는 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졸업을 하고 일선에 배치를 받으니 파출소, 지구대의 순찰요원으로 직접 순찰을 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속승진 제도의 확대 등으로 같은 계급이 하는 일이 예전과 달라진 현상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를 포함한 제 동기들은 사법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법시험이 없어지고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근에는 경찰대 출신들이 한 해에 50여명까지도 로스쿨에 입학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입학할 때 생각한 처우와 졸업 후 현실적인 처우가 다른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최근에 기사에서' 비경찰대 승진풀을 넓혀라.', '승진자 중 비경찰대 출신이 50% 넘을 가능성 있다.' 는 등의 내용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특정 출신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닐 것이라는 취지에서 경찰 조직도 변화를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찰 조직의 변화 시도 와중에 저처럼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직을 고민할 때 저의 선택을 도와주었던 문구가 있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인생은 가족, 건강, 친구, 자기 자신, 일 이라는 다섯 개의 공을 저글링 하는 것과 같다. 그 중 네 개의 공은 유리 공이라서 한번 떨어뜨리면 깨지거나 금이 가서 쓸 수 없지만, 한 개의 공은 고무공이라서 떨어뜨려도 다시 튀어올라 저글링 할 수 있다. 한 개의 공은 일이다.” 라는 “니콜라스를 위한 수잔의 일기”에 나온 문구입니다. 


unsplash


인생에서 일에 너무 매몰되어 건강 등을 잃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취지일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 처음 그 일을 바라본 시각과 시간이 흐른 뒤의 현실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변화는 나의 잘못도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다만, 변화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니콜라스를 위한 수잔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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