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습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Ya Jan 21. 2022

엄마의 취미

뜨개질을 시작했다.

얼마만인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오랜만이다.


무언가 취미를 시작할 때마다.

엄마가 생각난다.

나 어릴 적 엄마는 취미부자였다.


어느 날은 지점토로 만든 인형이 집에 여러개 있었고, 

어느 날은 도자기 그릇이 물잔으로 나왔다. 


어떨 땐 어머니 합창단에 계셨고 

어떨 때엔 볼링장에서 엄마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엄마는 인내심이 부족하거나 끈기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뜨개질을 시작하면서, 

아... 나도 이제 가족들에게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 

무언가를 끈기있게 하기 어려운 사람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끊임없이 바꾸더니, 이제 재취업도 포기한 듯 하고

어느날은 바느질을 한다고 천을 한가득 사놓더니, 

이제 뜨개질을 하겠다고 하고. 

일본을 그렇게 뻔질라게 들락날락하면서 놀더니, 

이제는 일본어로 된 책 한권 읽지 않고.

끊임없이 돈을 쓰면서 무언가를 하면서, 

하지만 결론도, 그것을 더 발전시키지도 못하는 사람. 


하지만, 엄마가 왜 그렇게 취미가 많았는지 알것 같다. 

오히려 그 때의 나에게 묻고 싶다. 

'엄마가 취미를 어느 정도까지, 

어디까지 하면 충분한거냐'고.

'얼마나 어떻게 해야, 끈기가 많은 사람이 되는거냐'고.


아무 생각 하지 않으면서, 

완성이라는, '내가 이런 것도 완성할 수 있구나.'라는 마음이 생길 수 있는 일이 

나에게도 끊임없이 필요하게 되었다. 

아니면, 

숨이 막힐 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나를 뒤덮게 된다. 


아마,, 나보다 더 어렸던, 

30대의 엄마도 그랬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초보 운전연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