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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플러스 인생 Jan 11. 2022

2022 대선 삼국지를 시작하며

2022 대선 속 삼국지를 찾아봅니다

요새 정치 뉴스 때문에 삼국지가 욕 많이 먹습니다. 저거 또 삼국지 보고 저러네, 고사성어 좀 그만 써라, 무운은 또 무슨 뜻이며... 삼국지 제대로 읽은 사람은 별로 많지도 않은 것 같은데,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삼국지 탓이 많이 나옵니다.  "이게 다 삼국지 때문이다!"


한국정치 이야기에 삼국지가 계속 소환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양당 구도를 깨는 제3지대에 대한 열망 때문일 겁니다. 양당 정치가 지겹다. 천하삼분! 아 매력적! 그러나 상황과 비유가 딱딱 들어맞는 일은 잘 없습니다. 다들 자기가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유비가 될 거라 믿겠지만 제3지대를 자임하고 나선 사람들은 많은 경우 엄백호 꼴이 났고 잘해봐야 서량의 반란 세력 정도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하다못해 손권만큼도 해낸 사람이 없어요. 무슨 삼국지 타령들인지?


본격적으로 비교를 해보면, 다들 거대 양당이 위나라, 오나라고 신생 제3지대가 유비의 촉나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건 세력 사이즈만 놓고 본 비유고 실제 그 나라들이 뭘 했는지로 들어가면 안 어울립니다. 오히려 천하의 패권을 쥔 민주당을 위나라로 놓고, 조조의 모든 것을 반대로 하면서 오직 '타도 위나라'만 외치는 유비를 윤석열에 빗대 보면 그림이 잘 맞아떨어지는 편입니다. 제3지대인 오나라는 '양당제는 이미 망한 거 같으니 다당제로 갑시다'를 외치는 제3지대 정치인들을 한데 묶어서 생각하면 그럭저럭 어울립니다. 


삼국지 시대는 5천만 중국 인구가 백 년 사이 거의 10분의 1로 줄어들 정도로 사람이 죽어나가던 시기였습니다. 다들 나라가 망할 거라 생각했을 겁니다. 한 때 황건적이 돼서 누른 하늘이야말로 이 세상을 구하는 길이라 여겼던 사람들이 나중에 위나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것이야말로 이 세상을 구하는 길이라 여겼을 것이고 그 사람들은 불과 50년도 안돼서 다시 진나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것이야말로 이 세상을 구하는 길이라 생각했겠죠. 그리고 팔왕의 난이 발발하면서 진짜 나라는 아사리판이 되고 시대는 5호16국으로 넘어갑니다. 


반면, 한나라의 충신이었던 순욱은 끝까지 한나라의 신하를 고집하다가 목숨을 잃게 되죠. 당신은 어떤 사람이 더 마음에 드십니까. 


오나라 손권의 사절단으로 위나라를 방문한 화흠은 그대로 거기 눌러앉아서 위나라 신하가 되기도 합니다. 원래 손권 진영의 유학자들은 조조가 적벽대전을 걸어오자 "와~ 항복하자~"며 좋아하다가 주유가 나서서 조조를 개박살 내버리자 데꿀멍 했습니다. 주유한테 죽을까 봐. 사례로 남아있는 건 화흠을 비롯해 몇 명 안되지만 오나라 관료들 중에 위나라 관복을 입고 싶어 몸이 달았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유비가 추운 광야에서 몇 년을 버텼나요? 다들 유비 우습게 보시는데...


이 매거진에서는 2022, 대선판을 달구는 삼국지 이야기를 다룹니다. 대체 무운을 빈다는 건 무슨 말인가? 조자룡 헌 칼 쓴다는 말은 갑자기 왜 나와? 안철수의 천하삼분, 정말 가능한 이야기야?


이야깃거리는 대선주자들이 많이 던져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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