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나 어제 고백받았잖아.”
“와! 진짜?”
“어, 근데 그게 내 친구 남친이야, 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어…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야?”
“그니깐, 나 어떡하지?”
여자친구들이 생겼다. 그 중 한 명은 하루 건너 하루 고백을 받는다고 했다. 얘기를 듣다보면 입이 딱 벌어지곤 했다. 스펙터클한 남의 연애사를 듣는 건 즐거웠지만 마음 한 켠에는 ‘인기가 많아 좋겠다.‘는 부러움도 스멀스멀 피어오르곤 했다.
“나 어쩌다 보니 양다리가 되었어, 어떡하지?”
“야 그정도는 양반이야. 누군 세 다리 걸친 적도 있어…”
”나는 저번에 클럽 가서 연예인 만났는데…“
대학교에서 접하는 현실 연애는 꽤 자극적이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던 것보다 막장 케이스도 많았다. 동성간 연애하는 경우도,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를 현실로 목도하기도 했다. 그게 내 주변 이야기라니. 나는 열혈 청취자 포지션이었다.
”우와.. 근데 양다리 그거 어떻게 관리해? 안 힘들어?“
매사 뭔가 부족했던 나는 ’시간 관리를 도대체 어떻게 할까‘ 라던지, ’사람들한테 안 들키게 어떤 작전을 쓰는지‘ 등의 궁금증을 가지곤 했다. 유별났다. 그런 나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인싸녀들은 상세하게 내가 모르던 세계를 가르쳐 주겠다 했다. 키득거리면서. 나는 감탄사와 추임새를 넣어 가며 그녀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곤 했다.
“나도, 고백 받았어. 청강 가서 알게 된 남자인데…”
심지어 고백 받았다고 뻥도 두어 번 쳤다. 왠지 지는 기분이 계속되자 초조해진 나의 무언가가 허세를 발동시켰다. 뻥을 몇 번 치고 나자 나는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말로 표현하기 미묘한 불편함이었다.
“또 고백 받아 좋겠다. 너 참 대단하다.”
“야, 넌 감귤이 있잖아. 너가 위너야.“
나랑 감귤은 일년째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감귤은 항상 중앙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가 내가 부르면 재깍 나와 밥을 먹고 다시 들어가곤 했다. 둘 다 친구가 많지 않았기에 시끌벅적한 모임도 없었다. 연애는 자극적이지도 스릴 넘치지도 않았다. 그저 잔잔하게 일상처럼 각자 안부를 확인하고 같이 밥을 먹었다. 양다리 걸치는 친구들은 그 와중에도 불같이 뜨겁게 연애하던데.
”어쩌면 내가 문제인가봐.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는데, 잘 안되네…“
”그럴 수도 있지. 뭐 잘 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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