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얘기하다 경찰에서 전화 온 보라돌이
보라돌이와 뚜비는 절친이었다. 둘은 비슷한 취향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친해졌다. 그들은 나나와 뽀를 초대해서 동호회를 만들었고, 단톡방도 함께 파서 잘 놀았다.
그런데 어느 날, 보라돌이가 단톡방에 정치 이야기를 꺼냈다. 상대 진영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나나와 뽀는 보라돌이 형님의 말이 맞다며 동조했다.
그러자 뚜비는 단톡방을 나가버렸다. 보라돌이는 당황했지만 나나와 뽀를 데리고 보란듯 다시 잘 놀았다. 인스타에 셋이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몇 주 뒤, 보라돌이는 전화를 받았다.
“경찰입니다. 국가내란죄와 강요죄로 고발 접수가 들어왔습니다.”
순도 100% 실화다.
지인의 이야기라 큰 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약간 각색했을 뿐.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친하다고 느껴진 누군가에게 정치색을 띄는 말을 했을지도 몰랐다. 보라돌이의 내란범 사건은 지인들 사이에서 꽤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사건은 경찰 선에서 불송치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뚜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차 검찰청에 이의제기를 했다. 보라돌이는 검찰청에서도 전화를 받아야 했다.
“검찰청인데요, 사건이 올라왔습니다.”
그토록 친했던 사이였지만 한 순간 원수가 되었다.
이후 나는 어떤 모임에서건 정치 이야기가 시작되면 이 사건을 간단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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