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8살 난 아이는 봄이 오고 있는 3월에 입학을 했다.
덤덤하게 교실로 들어간 줄 알았는데 며칠이 지나 내가 은근하게 터놓은 말은, '제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 심장이 쿵쾅 거렸어요'였다.
아이는 또래보다 키가 작은 편이다.
두 개의 책가방을 번갈아 메기로 한 아이는 삼촌에게 받은 가방을 먼저 등에 메고 학교로 나섰다. 으레, 우리 어린 시절에 그래 왔듯 실내화 가방을 신명 나게 돌려대면서-
가방을 메고 내 앞으로 달려 나서는 아이를 보는 마음이 울컥했다.
만 6년 반의 인생을 살아온 아이는 폐가 약해서 연 2회 이상의 입원과 한 달 내내 감기약과 항생제를 잘 달고 살았었다. 툭치면 넘어질 것 같고 후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살얼음 같은 유아기를 지나 초등학생이 되어 입학을 한다 생각하니 어느새 이리 커주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며 가슴이 벅찼다.
그 시절엔 아이가 아플 적마다 내 살을 도려내고 깎아내며 시간을 견뎌냈는데 지나고 나니 그 시간들을 마치 거저 지나간 듯한 착각마저 생기던 아침이었다.
어릴 적 내 엄마도 그래 왔고, 엄마들이 자녀들의 가방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며 '굳이 무겁지도 않은데 왜?'라는 생각을 해왔더랬다. 자식을 낳아보니, 금이야 옥이야 키워보니, 아이의 등에 벌써부터 무거운 짐을 메어주고 싶지가 않은 마음이 피어났다. 가방에 별것 들어있지 않아도 아이가 자기 몸만한 가방을 들고 콩콩이 걸어가는 모습이 왜그리도 몽글하니 세상 마음에 짠한지, 그렇게 나는 내 아이가 하루라도 늦게 세상의 짐을 알고 지게 되길 바라며 오늘도 등교하고 하교하는 아이의 가방을 내 등에 메고 가는 평범한 엄마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