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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리스너 미라신 Jan 02. 2021

운전 4년 차 초보운전

초보일까? 베테랑일까?


운전 4년 차. 나는 초보일까, 베테랑일까.



요즘 하루에 89km 운전을 하고 있다. 물론 한 번에 운전하는 거리는 아니고 이곳저곳을 경유해 다시 집에 돌아오는 거리다. 내가 다른 지역으로 출근을 하느냐? 그건 아니다.


내 직업은 전업주부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라고 되어있다. 엄밀히 말하면 직업이 아니다.


전업주부면서 참 운전을 많이 한다 싶다. 직업훈련을 받으러 시내에 다녀오고, 아이의 등원과 하원을 하면 하루 두 시간은 도로에서 시간을 보낸다.


24시간에서 두 시간이라니. 결혼 전 서울로 직장을 다니며 왕복 세 시간을 대중교통과 함께 하면서도 한 번도 길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전업주부가 되고 나니 두 시간도 아까운 시간이다. 집에만 있으만 느껴지지 않았던 '시골에 산다'는 느낌을 운전을 하면서는 자주 느낀다.


지금 사는 곳에서 시내까지는 15km 정도 거리다. 짧은 거리지만 시간으로는 30분이 걸린다. 지금은 가뿐한 거리지만 정말 초보였을 때, 운전 1년 차였을 때는 그 거리도 무서웠다.


사실 그만큼 갈 일도 없었다. 가장 멀리 나갔던 산부인과가 집에서 10km 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여기선 과수원에 가려고 해도 10km는 훌쩍 넘는다. 운전 베테랑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트랙이(내 차 애칭) 뒤에는 초보운전 스티커가 붙어 있다. 남편이 나를 위해 손수 예쁘게 붙여준 녀석. 트랙이가 4살이 되고, 나도 운전 경력 4년 차가 되면서 초보운전 스티커를 떼 버릴까, 그냥 둘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하루에도 열두 번은 더 생각이 바뀐다.


운전 경력은 어떻게 나뉘는걸까? 초보 - 아마추어 - 프로 - 베테랑. 이렇게일까?


사실 나는 스스로 초보운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도로에 나갔을 때, 새로운 길을 찾아갈 때 무서운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오늘부터 기록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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