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식물이 가지는 꽃의 한 부분으로, 암술, 수술, 꽃잎과 함께 꽃을 구성하는 4대 요소 중의 하나이다. 다른 말로는 악이라고도 하며, 꽃의 바깥쪽 하단 꽃잎 아래에 위치하며 꽃을 받쳐 주는 역할을 한다. 직접적으로 생식에는 관련이 없지만 꽃을 받쳐 주고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보통 꽃이 시들면 꽃잎이나 화관과 더불어 떨어지지만 종에 따라 먼저 떨어지는 것도 있고, 열매가 되어도 남아 있는 것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출처 : https://www.scienceall.com/%EA%BD%83%EB%B0%9B%EC%B9%A8calyx-sepal-receptacle/
꽃으로 살 것인가? 꽃받침으로 살 것인가?
세상 모든 사람이 사장이 될 수는 없다. 반대로 세상 모든 사람이 사원이 될 수도 없다. 다만 어디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사장도 되고 사원도 될 수 있다.
나도 그렇다. 브런치에서는 작가라는 명칭으로 활동하지만, 남편의 농사일을 도울 땐 한낱 일꾼에 불과하다. 둘 다 사장이 될 순 없으니.
그것이 불만이냐? 그렇지도 않다. 남편이 처음 귀농할 때부터 내가 누누히 했던 말은 '농부는 남편, 너'였다. 그 이면에는 '나는 농부가 아니다'가 숨어있다. 지금도 숨어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벌써 입밖으로 나온지 오래다. '농부는 너지 내가 아니다.'라고 말이다.
비록 내가 농부는 아닐지언정 남편의 농사일을 모른채 할 수는 없다. 농사는 우리 가족을 지탱하는 사업이기도 하고, 전업주부인 나에게 소소한 일거리다. 물론 무급이지만.
무급이고 소소하다고는 말했지만 실제로는 남편에게 꽤 도움이 된다고 자부할 수 있다. 스마트스토어 관리, SNS 관리, 택배 관리, 바쁜 시기에 일손 돕기까지. 별거 아니게 보여도 남편에게 힘을 주는 일이다. 비서까지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역할이라고나 할까.
어제는 남편의 라이브커머스 첫 단독데뷔가 있었다. 그 첫 시작을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하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 다른 방송에 잠깐 출연한 적은 있지만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는 건 처음. 덤덤한 나에 비해 남편은 전날부터 신경이 쓰였나보다. 전날 꿈에 라이브방송을 망치는 꿈을 꿨다며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3시간 전부터 안절부절.
그런 남편을 앞에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그저 응원뿐.
시부모님 다락방에 라이브쇼핑에 사용할 물품과 장비를 설치하고 남편이 카메라 앞에 앉았다. 하필 연습할 땐 잘 되던 마이크가 먹통이라 큰소리로 말하느라 얼굴이 점점 빨개지는게 보인다. 소통하랴 하고 전달하고픈 말 하랴 사과 시식하랴. 1시간 내내 눈에 보이는 청중 없이 말한다는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닌데. 그걸 열심히 해내는 남편을 보며 가장의 듬직함을 느낀다.
그리고 나는 한쪽에 노트북을 켜고 앉아 채팅창에 올라오는 질문에 답변하고, 이벤트 진행하고. 남편에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처음하는 일인지라 대체 어떻게 글을 잘 써야 하고 이벤트 진행을 마무리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 그나마 같은 지역에 사시는 사장님 내외분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1시간의 라이브방송이 끝나고 녹초가 된 남편. 수고했다고 남편을 토닥토닥 해주었다. 그리고 나 자신도 토닥토닥 해주었다.
농부라는 이름으로 대외적으로는 농장 사장님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하는 남편. 남편은 꽃이다. 예쁜 꽃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고, 화병에 꽃아두고 싶다. 남편도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아야 하고, 보기 좋아야한다. 나는 그런 남편에게 꼭 필요한 꽃받침이 되고 싶다. 눈에 띄지는 않아도 꽃을 받쳐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