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것들은

힘들다

by 서희복

이 말을 해본 적은 없다. 이 말을 묵묵히 듣는 편에 속해 있었다. 기원전에도 했었다는 그 말, 시대를 막론하고 거의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기원전부터 고대 중세를 지나 쭉 계속 끊임없이 '젊은것들'은 들어야 했던 그 말, '요즘 젊은것들'이 대체로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인 '요즘 조금 더 산 것들'이다.


철갑으로 둘러싸놓은 자신들의 삶의 맥락 안으로 낯선 기운이 들어선다. 차곡차곡 살아낸 나이테로는 이해되지 않는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무의식적으로 이 말을 뱉게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이라는 말을 쏟기 시작할 때부터 말하는 사람은 '요즘'이라는 공간에 선을 그어 못마땅과 마땅을 나눈다.


못마땅의 낯섦을 견디기 힘들고 마땅의 안식에서 꼼짝도 하기 싫다. 그들의 꿈쩍 않는 잣대로 그들 이후를 평가하려니 그 척도를 벗어난다. 하지만 척도를 훌쩍 뛰어넘어야 경계를 극복할 수 있고 경계에서 벌린 두 팔이 근근이 양극을 잇게 되는 것이다. 노력도 안 하고 실천도 안 하고 들숨날숨이 공허하다.


내가 너희 때는 말이야

와 십 년 전만 해도

옛날이 좋았지

왕년에는


왜 이리 모두 과거만 그리워하며 현재에 속한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지 모르겠다. 그 왕년에 긁어 쥘 것 모두 쥐고 새로운 신분제라도 만들 기세다.


나이에서 밀리고 경제력에서 밀리고 희망도 미루고 미래도 말라간다.


매 해마다 새로 만들어지는 언어를 살펴보며 사회상, 시대상을 읽는다. 코로나 이후 마음 아프고 좌절스러운 '요즘 젊은것들'의 신세와 관련된 신조어들이 넘쳐난다.


부를 과시하고 부러워하는 '플렉스, ' 청년 취업준비생에 실업자, 신용불량자를 의미하는 '청년실신, ' 돈이 없으니 스펙도 제대로 못 쌓고 취업도 못한다는 '무전무업, ' 이번 생은 망했다는 '이생망, ' 실제 신상이 아닌 몇 번의 중고를 거쳐 산 'N차 신상, ' 쓸 돈이 없고 없고 또 없으니 '무지출 챌린지, '도 폭풍럼 번지고 있다.


이런 신조어를 들으면 그들 세대의 고뇌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해야 할 테지만 조금 더 살았다는 많은 사람들이 혀를 찬다. 노력도 안 하고 얻으려고만 한다, 뭘 해도 끈기가 없다, 너무 쉽게 살려고만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십 년 전에 2030 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내 집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5포를 지나 최근에는 취업과 희망까지 7포, 여기에 이것저것 계속 포기할 것이 생기니 N포라는 말이 흔해졌다. 숫자가 올라가다가 무한의 절망에 대한 공포를 N으로 줄여버린 거다. 단 한 자 안에 삶의 두려움이 응축된다.


모두 경제적인 상황과 연결되어 생존과 인간다운 삶의 경계에서 허덕이고 있다. 정부 통계도 불황에 미래 불확실, 이곳저곳의 분쟁 등 현시대를 안갯속의 두려움으로 분석한다.


원하는 일자리는 없고 소비도 위축되고 이것저것 포기하다 보니 저출생은 당연한데 정책이라고는 분열 조장에 새로 생긴 생명에 현금이나 얹어주는 초단기 천박한 주먹구구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차나 집 살 만큼의 큰돈 들이지 않고 살 수 있는 꽤 럭셔리한 제품을 선호하는 비혼 남성을 '럭비남, '이라 하고, 작은 거 하나에 행복을 맛본다는 '소확행, ' 여러 앱을 돌아다니며 적은 액수의 포인트나 쿠폰을 모으는 '디지털 폐지 줍기, ' 소비 내용을 공유하며 허투루 쓴 것은 질타하고 안 쓰면 칭찬하는 '거지방, ' 또는 '무지출방, ' '절약방'이 유행이다.


누군가 그러더라. 있는 자들은 없는 자들이 있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가장 비천한 방법으로 지배하려는 기득권층의 탐욕을 걷어들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새로 들어선 정부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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