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세상, 다리를 찾아
목을 조이는 것 같은 답답한 일이 생기면 꿈틀꿈틀한다. 우울이 깊어 몸뿐 아니라 마음마저 움직이지 못할 만큼만 아니면 무엇이든 하는 거다. 우울이 딛는 곳이 넓어지지 않도록 자신을 꼭 안아주는 연습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울과 불안과 부조리의 세상에서도 생명을 건저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은 혼자가 아니다. 보이는 나는 보이지 않는 나와 동행하며 세상과 양심 사이에서 타협을 한다. 숨 막히는 날에는 여명을 향해 떠난다. 내가 알아버렸거나, 혹은 모르는 잘못들을 저 산 위에서 모두 날려버려야지. 떠나는 날이다.
해뜨기 전 하늘빛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게 너무 많으면 할 것도 많다. 핑크빛 공기를 가르며 그곳에 간다. 날벌레들을 거칠게 쫓지는 않는다. 그들에게 이물질은 사람이다.
자연에 온전히 빠질 수 있는 사람들은 선하다. 여전히 산에서 뽕짝과 트로트의 어이없음을 마주친다. 그럴 때 달린다. 바람 속에 거칠게 부대끼는 소음을 피하는 건 소음보다 더 빨라지기.
열섬 도시를 피해 온 곳에 바람이 모두 모여 사는 것 같다. 흐르는 땀을 따라 바람이 같이 굴러 목덜미를 스치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다. 가만히 서서 눈을 감는다. 그렇게 자연과 하나가 된다. 눈을 감으면 바람이 흔드는 세상의 소리들을 알아듣는다. 나뭇잎도 새의 날개도 부러진 나뭇가지도 바람에게 신세를 진다. 나도.
아무렇게나 세워둔 차는 돌아와 보니 생각지 못한 그늘 안이다. 그런 운으로 마친 아침이 좋다.
완벽한 날이란 없다. 움직이는 한 걸음 한 걸음, 그저 믿고 나가는 거다. 밀고 나가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