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었었던

35 낯선 길 그 끝

by 서희복

넉넉한 마음으로

넓은 곳으로 가려던 거


낯선 시간들이 기꺼이 다가오고

날마다 뜨는 달은 모양이 신기하고


너도 그 아래 나무 어디쯤에 기대 서서

넝쿨 따라 올라간 아이비에 행복해하고


나도 그래 멍하니 길을 따라 생각해

내가 어디에서 기쁠 건지 마냥 벅차하면서


놓고 온 그곳에 다시 가보고

넋을 놓고 앉았다가 문득 일어나


낮인가 했는데 깊어버린 밤이라서

낭만으로 이어지는 깊고 푸른 하늘로


널브러진 마음 주섬주섬 챙겨 넣어

넌 조용히 걷다가 낯선 그 끝에 서서


나는 습관처럼 나만 생각하다가도

난 아마 너보다 더 너를 기억하려는지


너는 버릇처럼 거기 선 나를 보지 못하고

널 보고 있던 나를 무심히 지나가고


낯선 그 길 끝에 서서

내가 예약한 좌석 번호가 아닌 걸 확인하며


나는 여전히 너를 모으며 두리번거리고

너는 그대로 나를 돌아 지나가는 비행非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