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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lking worker Oct 05. 2019

191003

매일 생긴 일을 그냥 기록합니다.

 밤조림 만듦- 엄마가 슬쩍 나한테만 보내 준 깐 밤으로 밤조림을 만들었다. 피클 만들고 남은 설탕을 어디

                    에 쓰나 했는데 이렇게 쓰는구나.

                    보늬밤조림이 아닌데도 밤은 부서졌다.

                    멀쩡하고 예쁜 아이들을 골라 따로 준비한 작은 병에 담았다. 누군가에게 주려고 만든 건 아

                    니지만 만들 계획을 하면서 떠올랐다. 이렇게까지 좋을 일인가.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 원제 <Brad's status>.  

                                   넷플릭스를 떠돌아 다니다가 그냥 별 생각 없이 재생했는데 반칙이야. 영화가

                                   반칙인 건 아니고 운명 또는 타이밍의 신. 지금 이 타이밍에 내가 이 영화를 보

                                   게 하면 안 되지.

                                   브래드가 아들의 선배를 만났을 때 두 명의 젊은 애인을 상상한 건 정말 불순했

                                   지만 자신이 살 수 없는 인생, 자신이 사랑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자신이 무언가가 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 반칙이에요.


길냥이: 예약도서 알림 문자가 와서 책을 찾고 돌아오는 길 세븐일레븐 옆에서 6개월쯤 됐을까 싶은

          고양이를 만났다. 길냥이들은 많이 보지만 이 녀석은 나를 봤고 내게 다가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세븐일레븐에서 습식캔과 종이컵을 사서 물을 담고 다른

          한 컵에는 캔 속의 내용물을 담았다.

          캔을 따기도 전에 캔인 줄 알았는지 물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컵 두 개를 나란히 두고 뒤돌아 걷

          는데 열심히 먹던 아이가 지나가던 행인에게 소리를 질렀다. 계속 뒤돌아 보게 될 거 같아서 더욱

          냉정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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