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생긴 일을 그냥 기록합니다
긴 하루: 여섯 시간 수업에 회의 그리고 운동까지 긴 하루였다. 스스로를 칭찬해 줄 부분은 회의 후에
곧바로 집에 온 것. 그리고 집에서 괴로움을 무릅쓰고 일어나 운동하고 온 것이다.
운동: 직업 탓인지 운동을 하러 가서도 강사의 설명하는 자질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오늘의 강사는 이 센터에서 내가 제일 선호하는 사람인데 눈높이에 맞춰 설명도 잘 해 주고
친절하고 항상 밝은 느낌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마지막 부분에서 좀 걸렸다. 나는 밝은
선생이 아닌 거 같은데.
사교성에 대한 단상: 이걸 사교성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는데, 사람과 -경중이나 깊이와
관계없이-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는 어떤 행위를 하는 데에 너무 익숙하지 않고
잘하지도 못한다. 아예 모르는 사람이거나, 그 한 마디가 그 사람과의 다음 단계의
관계의 단초가 되지 않을 때는 소극적이지도 물러서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 그런 걸 잘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운동이 끝난 후 강사에게 '오늘 레슨이 좋았다'
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말 같은 것을 잘 못한다. 속으로 생각하지만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강사를 붙잡고 이 말을 해야 할 지 몰라서 속으로만 삼키고 만 말들이 많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 동안 나에게 수업이 끝난 후에 일부러 교탁을 정리하는 내 곁으
로 와 10분쯤 늦게 온 이유를 말하거나(굳이 안 해도 되는 상황인데도) 좋은 피드백을
해 준 학생들이 떠올랐다. 얼마나 굳게 마음을 먹어야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