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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lking worker Dec 13. 2019

191212

매일 생긴 일을 그냥 기록합니다.

-어제는 웬일로 눈이 일찍 떠지더니 오늘은 세상모르고 잤다. 부랴부랴 일어나 아침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는데 생리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그럼 그렇지. 이유 없이 늦잠을 잘 리가 없지. 마침 틀어놓은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피의 연대기] 감독이 나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문득 나도 나의 생리 이야기를 글로 써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출근을 하고 수업을 하고 노동법 수업 세 번째 강의에 갔다가 운동까지 클리어. 생리 첫 날치고 과한 움직임이지만 사실 요즘 나의 월경 사이클은 전과 달리 첫날이 별로 힘들지 않아서 그냥 스케줄대로 움직였다.

-수업 시간에 이용하는 유머 코드 중에는 간혹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게 있다. 혐오와 차별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서 전에는 잘못이라고 느끼지 못했지만 사실은 잘못인 것들을 많이 깨닫게 되었고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익숙해져서 무심히 나오는 것들이 있는데 (갈수록 줄기는 하지만) 오늘도 어쩌면 상처를 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학생은 오늘 하루도 새로운 환경 새로운 배움을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었을 텐데...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상황은 두루뭉수리하게 기억이 나는데 정확히 누구였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아마 이 정도라도 떠올린 것도, 노동법 강의에서  '나도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이 언급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아니라고 확신하지 말자. 나는 아니기 위해서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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