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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lking worker Jan 08. 2020

200107

매일 생긴 일을 그냥 기록합니다

-운동을 안 가고 쉬기로 했다. 날은 춥고 비는 오고 하루에 일곱 시간 수업을 일주일 넘게 하다 보니 한 시간 걸리는 거리를 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이불속에 들어가 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눈을 떠 보니 한 시간 가량 자다 일어난 것이었다. 한 시간밖에 안 잔 것이 뭔가 억울해서 다시 눈을 감았다가 떠 보니 아직도 자정이 넘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잠은 달아나고 그렇게 지금(현재 시각 오전 4시 50분쯤)까지 깨어 있는 중이다. 한 두 시간 반 정도는 잘 수 있을 것 같으니 일기를 빨리 쓰고 자야겠다.


-몇 주째 노트북 구입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 원하는 성능과 부품을 결정하는 데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가격도 생각해야 하는데, 뭐 남들도 다 하는 일이다만... 내 문제는 비교하고 마음이 흔들리는 돈의 단위가 남들보다 작다는 데에 있다. 그 정도는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선택하면 되는데 작은 단위의 돈에 마음이 흔들리고 싼 쪽으로 기울었다가도 그 가격만큼의 성능 차이로 인해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까지 동반한다. 그게 뭐라고. 아니... 그게 '뭐'인 것은 맞는데 대체 매사 왜 이럴까. 사실, 마음속 부동의 1위 제품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놈의 가격이 좀 올라가 버렸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 제품의 할인 행사들이 많이 사라졌다. 이럴 때 쓰는 말이겠지 '장고 끝에 악수 둔다'


-날짜 수업을 할 때 연도를 말하는 연습은 자기가 태어난 해를 말하는 게 제일 접근이 쉬운 방법인데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부모님의 태어난 해를 물어봤다. 학생 중에 어머니가 나보다 어린 경우가 있었다. 이제 곧 이런 학생이 더 많아지는 날이 오겠지. 언제까지 버텨볼까.


-여전히 그 친구는 나에게 부자연스럽게 대한다. 내가 의식하고 있으니 나도 자연스럽게 대하기가 어럽다. 다른 사람에게는 평소보다 밝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대화도 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그냥 예의상 하는 인사, 그것도 아주 딱딱한 인사만 하고 지나간다. 그러니 나도 일상적인 어떤 것을 물어볼 수 없다. 그런데 문득 내가 '일부러라도' 의식하지 않고 연기를 해서라도 이것저것 말을 걸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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