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피라미드: ① 유용성

HRD 관점에서 본 유용성

by 게으른계란

성장 경험 설계의 나침반이 되어줄 UX 피라미드,

그 가장 밑단에 있는 유용성(Utility)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앞서 기능적 영역은 좋은 프로그램의 기초 체력과도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체력이 없는 선수가 경기에서 이길 수 없듯, 이 영역이 부실한 교육 프로그램은 아무리 화려한 콘텐츠로 포장해도 결국 외면받게 될 겁니다. 그 체력을 다지는 첫번째 단계, 바로 유용성입니다.





1단계. 유용성: 사용자에게 '진짜 필요한 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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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성사용자의 입장에서 어떤 기능이나 정보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제공하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사용자의 니즈와 고충을 명확히 발굴하고 이해하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이 유용성을 확보하는 것은 기술의 활용과도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기존의 경험을 더 유용하게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배달의 민족을 예시로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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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는 문 앞에 붙은 전단지를 뒤적이며 배달음식을 시키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동네 맛집을 핸드폰으로 조회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배달의 민족'은 이 전단지를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앱 안에 담았습니다. 모바일 전단지 모음을 만든 셈이죠. 그 결과, 사람들은 스마트폰만 켜면 손쉽게 원하는 음식을 간편하게 찾고 주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혁신적인 기술을 새로 개발한 건 아니었지만,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정보를 한데 모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만으로도 사용자에게는 압도적인 유용성으로 느껴졌던 것입니다.






HRD에서는 유용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HRD에서도 이 유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첫 시작점이자 핵심 과제입니다. 구성원들이 업무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해서 어떤 정보와 자원이 필요한지 포착해야만, 진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나 경험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포착하기 위해선 저는 크게 두 가지 키워드에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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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효율의 해소

구성원이 현재 일을 하며 어떤 비효율을 겪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계속해서 제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울퉁불퉁한 바퀴를 매끄럽게 다듬는 일과 비슷합니다.


(2) 연결의 강화

구성원이 갖고 있는 기존 지식과 스킬에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연결해, 다양한 문제 해결을 돕는 넓은 시야를 이끌어야 합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 하나의 지식이 되게끔 만듭니다.


위 두가지 포인트에 주목하다보면, 구성원이 유용하다고 할 만한 교육 콘텐츠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구성원이 사내에서 교육을 찾는 순간을 크게 분류해보면 위 두 가지 지점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당장의 업무 비효율에 막혔을 때입니다. 반복되는 작업과 시간 낭비를 해결해 줄 확실한 도구를 원할 때, 구성원은 교육을 찾습니다. 업무 자동화를 위한 Python 강의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AI 툴 교육이 꾸준히 수요가 쏟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둘째, 낯선 과제에 직면했을 때입니다. 처음 보는 문제라도 유연하게 풀어낼 수 있도록, 기존 역량에 새로운 지식을 연결하여 '시야'를 확장하고 싶어 하는 순간입니다. 마케터가 데이터를 더 깊이 보기 위해 SQL을 파고들거나, 기획자가 더 나은 설계를 위해 UX/UI를 학습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아래 데이터를 함께 뜯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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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 각 팀별로 어떤 도구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2) 기존 프로그램의 참여 데이터: 참여율, 직군 구성, 정성 데이터 등


먼저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을 들여다보면, 분명 비효율이 발생하는 지점들이 보일 것입니다. 이때 HRD의 역할은 비효율을 직접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이를 스스로 개선해볼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현업의 문제를 제일 잘 아는 건 그 일을 하는 실무자들이기 때문에, HRD는 그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최신 AI 기술이나 새로운 업무 방법론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의 계기를 마련해주고, 실행할 수 있는 도구를 손에 쥐어주는 것. 이것이 바로 구성원의 짐을 덜어주는 "빼기"의 시작입니다.


더불어 기존에 돌아가는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이미 있다면, 참여율과 직군 구성, 정성 피드백 등을 면멸히 파악하고 그 이면에 담긴 맥락을 읽어내야 합니다. 어떤 직무의 구성원이 어떤 지식에 목말라하는지, 어디서 성장의 한계를 느끼는지 알아야만 그들의 기존 역량 위에 딱 맞는 '새로운 지식'을 연결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나가며


성장경험 설계에서 유용성 확보는 끝이 아닌, 견고한 시작입니다. '쓸모 있는 교육'이라는 단단한 기반을 다졌다면 절반은 성공입니다. 이제 그 위에 신뢰성과 사용성이라는 층위를 팬케이크처럼 차곡차곡 얹어나가보면, 구성원이 실제로 체감 가능한 성장 경험이 완성될 것입니다.


다음은 UX 피라미드의 두번째 단계, 신뢰성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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