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없이 AI에게 일 시키는 법

AI 사용 설명서 - "내가 뭘 모르는지" 알면 AI가 움직인다

by the게으름


[게으른 천재 시리즈 3-1] 프롬프트 없이 AI에게 일 시키는 법

그러니까 소크라테스가 AI 활용법에 왜 나오는 건데?


소크라테스와 제미나이 사이,
진짜 AI 활용의 비밀은 “좋은 프롬프트”가 아니라 “좋은 질문”에 있다.


1. 왜 자꾸 유튜브 프롬프트 영상만 뒤지고 있냐고

오늘도 김대리는 유튜브를 뒤진다.

"프롬프트 잘 쓰는 법"

"프롬프트 이렇게 쓰세요"

"이 프롬프트만 복사해서 쓰면 됩니다"

유튜브 쇼츠가 광고처럼 하나같이 외친다.


프롬프트만 있으면 나도 AI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근데, 정말 그럴까?

몇 번 따라 해 봤지만, 어쩔땐 좋고, 어쩔땐 별로고,

또 다른 상황이 되면 또 찾고 있고,


문제는 프롬프트가 아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무엇을 묻고 싶은지, 내가 왜 이걸 물어야 하는지,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 제미나이는 그걸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2. 인간은 묻고, AI는 묻지 않는다

회사에서 동료에게 "보고서 좀 써줘" 하고 부탁하면 백이면 백, 질문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어떤 보고서요? 주제는 뭔데요?"

"자료는 어디까지 찾아봤어요? 제가 더 찾아야 할까요?"

"이거 누가 시킨 거예요? 김 이사님? 아니면 박 상무님? 그분 스타일 아시잖아요."

사람은 묻는다. 왜? 말하지 않아도 안다.

이 일의 성공과 실패는 맥락을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배경지식, 목적, 독자, 마감 시간, 심지어는 상사의 성향까지.

이 모든 것이 결과물의 퀄리티를 결정짓는다.

근데 AI는? 우리의 제미나이는?

묻지 않는다.

모르면? 몰라도 일단 쓴다.

그것도 아주 그럴듯하게. 막힘없이, 무난하게, 그리고 놀랍도록 뻔하게.

그리고 우리는 늘 같은 탄식을 내뱉는다.


"아… 이거 너무 평이한데…" "제미나이는 늘 비슷한 말만 하는 것 같아…"


정말 그럴까?

혹시, 그렇게밖에 쓸 수 없게 만든 건 바로 우리 자신이 아니었을까?



3. 명령은 멈추고, 질문하라: 제미나이와 진짜 '일'을 시작하는 법

이제 그만 "써줘"라고 말하자.

그 한마디는 너무 많은 것을 생략했고, 너무 빨랐다. AI에게, 아니 제미나이에게 제대로 일을 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작정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진솔하게 '질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최근에 실제로 겪었던 일이다. 팀장님이 툭 던지신

"김 대리, 내년도 트렌드 보고서 하나 준비해 봐."

이 한마디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뭘 조사해야 할지 막막했다. 예전 같았으면 "2025년 주요 트렌드 보고서 작성 프롬프트" 같은 걸 검색하고 있었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제미나이에게 물었다.


“나 지금 2025년 트렌드 조사 보고서 써야 되는데, 제미나이야... ... 뭐부터 해야 돼?”



놀랍게도, 제미나이는 당장 보고서를 써내려가는 대신, 마치 경험 많은 사수처럼 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제미나이가 내놓은 답변의 첫 부분은 이랬다.



*"2025년 트렌드 조사 보고서 작성, 정말 중요한 작업이네요! 지금 (2025년 5월) 시점에서 트렌드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려면 다음과 같은 단계로 시작해 보세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기획 단계)*은 보고서의 목표와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 보고서는 누구를 위한 보고서인가요? (예: 회사 내부 경영진, 특정 팀...)

대상에 따라 보고서의 깊이, 용어 선택, 강조점이 달라지거든요.

또, 이 보고서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예: 신사업 기회 발굴, 마케팅 전략 수립...)

자, 그 다음 단계는 조사 및 분석 준비인데요, 핵심 키워드와 범위를 설정해야 합니다...

------------너무 길어서 중략 -----------------

가장 중요한 것은 **1단계(목표 및 대상 명확화)**입니다. 이 부분이 확실해야 이후의 모든 과정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이 부분부터 고민을 시작해 보세요!”



이런 식으로 제미나이는 보고서 작성의 A부터 Z까지, 즉 보고서의 대상, 목적, 범위 설정부터 시작해서 자료원 탐색, 핵심 키워드 도출, 목차 설계, 세부 작성 단계, 심지어 최종 검토 프로세스에 이르기까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꼼꼼하게 짚어주며 전체적인 구조를 짜주었다. 그야말로 이 질문 하나에 거대한 보고서 프로젝트의 설계도가 눈앞에 펼쳐진 순간이었다.

4. 구조를 받았으면, 내가 채울 차례다: 제미나이와 '티키타카'하기

"와... 제미나이, 이거 완전 일잘러인데?"

입이 떡 벌어졌다. 솔직히 '프롬프트 잘 쓰는 법' 영상이나 뒤적일 때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다. 복잡하게 명령어를 꼬지 않아도, 그저 내가 처한 상황과 막막함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제미나이는 내가 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마치 머릿속에 엉켜 있던 실타래가 한순간에 풀리는 기분이었다.

좋아, 제미나이가 이렇게 뼈대를 잡아줬으니, 이제 살을 붙이는 건 내 몫이다. 멍하니 있을 때가 아니지.


그럼 그다음에 뭐냐? 제미나이가 짜준 구조 안에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부터 메모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제미나이가 던져준 '대상', '목적' 같은 항목에 내 상황을 대입해보는 거지.


대상: 박 상무님 (아, 맞다. 이 보고서 박 상무님 드려야지. 우리 회사 내부 전략 임원이시고, 평소에 숫자랑 데이터 엄청 챙기시는 분이지. 결론부터 보시는 스타일이고, 길면 딱 질색하시지.)


목적: 신사업 발굴용 (새로운 먹거리 찾아오라고 하셨으니까. 신규 투자 판단 참고자료로 쓰시겠지. 특히 우리 회사 강점인 기술 기반 소비재 분야에서.)


분야: 기술 기반 소비재 (특히 박 상무님이 요즘 지속가능성 관련해서 관심 많으셨으니, 이 부분을 좀 더 파고들어야겠다.)


기한: 다음 주 수요일까지 (시간이 별로 없네, 핵심만 간결하게 정리해야겠다.)


이렇게 내가 가진 정보, 내가 아는 박 상무님의 성향, 팀장님의 숨은 의도까지 버무려 칸을 채우고 나면, 막연했던 보고서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럼 이 정리된 내용을 가지고 다시 제미나이에게 묻는 거다.


"자, 제미나이. 내가 파악한 건 이건데, 여기에 맞춰서 조사 순서 다시 한번 잡아줄래? 박 상무님 스타일 고려해서 목차 초안도 잡아주고, 특히 경쟁사 분석이랑 시장 데이터 중심으로 구성해주면 좋겠어. 그리고 이 중에서 내가 직접 챙겨야 할 일이랑, 네가 좀 더 효율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일도 구분해주면 좋겠고."


이것 봐라. 또 질문이다. 결국 "나의 질문 → 제미나이의 구조화된 답변 → 나의 정보와 생각 기입 → 구체화된 재질문" 이 끝없이 이어지는 루프야말로 제미나이와 제대로 협업하는 진짜 방식인 것이다.

프롬프트 몇 개 복사해서 붙여넣는 걸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진짜 '함께 일하는' 경지랄까.


5. 소크라테스는 제미나이보다 먼저 이런 말을 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너 자신을 알라.”

이게 단순히 "너는 똑똑해져라, 더 많이 공부해라" 이런 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본질은 이것 아닐까? “너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먼저 정확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모든 질문의 시작이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이 궁금한지를 명확히 아는 것. 그리고 그 인식이 바로 AI를, 제미나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우리 자신의 태도인 것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면, 제 아무리 뛰어난 제미나이라도 나에게 만족스러운 답을 줄 수 없다.

난 내가 뭘 모르는지 모른다. 근대 내가 뭘 알고 있는지는 알지.

그럼 물어보자.

뭐부터 물어봐야 할까?

나 이런 거 해야하는데 뭐부터 물어봐야할까?

그게 우리의 첫 질문이다.


6. 질문이 결국, 질문자를 훈련시킨다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를 AI에게 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멋들어진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근데 그 전에, 딱 한 번만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내가 뭘 원하는지를 진짜 알고 있는가?” “나는 이 질문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

명령은 쉽다. 그냥 시키면 되니까. 하지만 질문은 어렵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성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문이 당신을 더 똑똑하게 만든다. 질문은 AI를 훈련시키기 전에, 질문하는 당신 자신을 먼저 훈련시킨다.

프롬프트 기술에 매몰되지 않고도 AI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은 아마도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에, 제미나이는 더없이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다.

중요한 건 해답이 아니다. 질문이다.



자, 이제 김대리만 믿고 당신의 AI에게 '명령' 대신 '첫 질문'을 던져보세요. "나 지금 OOO 때문에 골치 아픈데, 뭐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이렇게 솔직하게 말이죠. 그리고 AI가 어떻게 당신의 훌륭한 조력자가 되어주는지 직접 경험해보세요. 그 놀라운 변화의 시작을 댓글로 공유해주신다면,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분들에게도 큰 용기와 영감이 될 겁니다. 중요한 건 일단 '질문'해보는 거니까요!


하지만 AI 한 명(?)과 생각을 주고받는 건, AI 활용 능력 만렙으로 가는 여정의 첫걸음일 뿐입니다. 만약 여러 AI를 한자리에 모아 각자의 강점을 겨루게 하고, 서로의 한계를 지적하며 경쟁시켜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 편에서는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왜?' 정신을 빌려, AI들을 똑똑한 '대학원생'으로 만들고 서로 "저 놈 틀렸습니다!"를 외치며 싸우게(?) 만드는 <파인백 교수의 AI 대학원생 조련법>을 전격 공개합니다. 진짜 AI 고수가 되는 비밀, 절대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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