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끼리 싸움 붙였더니, 파인만이 나타났다

프롬프트 없이 AI를 더 똑똑하게 쓰는 법 ②

by the게으름

[게으른 천재 시리즈 3-2] AI끼리 싸움 붙였더니, 내 보고서가 좋아졌다?

AI 대학원생 조련법 - "왜?"를 끝없이 파고드는 법

‘프롬프트 잘 쓰는 법’ 영상만 뒤지고 있진 않나요?
AI에게 명령하는 대신, 질문하고, 비교하고, 싸움까지 붙이면,
혼자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의 답이 만들어집니다.

AI의 결과물을 진짜 업그레이드하는 가장 쉬운 꿀팁.
이 글에서는 리처드 파인만의 “왜?”를 모티브로,
GPT, Claude, 제미나이를 대학원생처럼 조련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실용성과 완성도를 두고 벌어지는 AI 세미나 한복판,
그 AI들 사이에서 질문자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함께 따라가봅니다.


9394ef5a-25fd-4c2b-8183-4c0754211f03.png

1. 소크라테스를 넘어, 파인만으로

지난번, 우리는 제미나이와 함께 소크라테스가 빙의한 듯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2025년 트렌드 조사 보고서'의 뼈대를 세웠습니다. "내가 뭘 모르는가?"에서 시작해 "대상은 누구인가?", "목적은 무엇인가?"를 따져 묻는 것만으로도 AI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었죠.

하지만 그걸로 박 상무님께 보고서를 바로 올릴 수 있을까요? 솔직히 아직 2% 부족합니다. AI가 제시한 구조는 훌륭했지만, 어딘가 일반론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이제 소크라테스를 넘어, 질문의 본질을 파헤쳤던 또 다른 천재의 도움이 필요할 때입니다.

리처드 파인만.

그 유명한 인터뷰를 기억하시나요? "자석은 왜 서로 밀어내는가?"라는 질문에 파인만은 "왜?"라는 질문 자체의 본질을 파헤쳤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죠: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은 질문자가 누구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할머니가 왜 넘어지셨을까?" 아이에게는 "얼음이 미끄러워서"라고 답하면 되지만, 물리학을 아는 사람에게는 마찰계수, 중력, 분자 구조까지 설명해야 할 수도 있죠.


같은 "왜?"라도 질문자의 배경 지식과 원하는 답변의 깊이에 따라 완전히 다른 대답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바로 이게 우리가 AI 앞에서 겪는 혼란과 똑같습니다.

"왜?"라는 질문이 여러 층위를 가진다는 것,


그리고 질문자 자신도 어떤 수준의 답을 원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는 것

파인만은 이미 간파하고 있었던 거죠.

문제는 이겁니다:


AI는 우리를 모릅니다. 내가 물리학자인지, 초보자인지, 급한지, 여유 있는지 모르죠.

AI는 스스로 "왜?"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한 번 답하면 끝이에요. 파인만처럼 계속 파고들지 않아요.

우리는 계속 "왜?"를 묻기 귀찮습니다. "왜?" "또 왜?" "그럼 왜?" 이렇게 계속 물어야 하는데, 솔직히 귀찮잖아요.


그럼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그 귀찮은 "왜?" 질문을 AI들끼리 서로 하게 만드는 거예요.


파인만은 혼자서도 "왜?"라는 질문 하나로 우주의 근본 원리까지 파고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리처드 파인만은커녕 파인천도 안 됩니다. 파인백 정도는 되려나? (껄껄껄)


그래서 생각해낸 게 이겁니다. 내가 파인만이 될 필요는 없어요. AI들을 파인만으로 만들면 되니까요.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AI들끼리 서로를 파인만으로 만들게 시키는 거죠.

7ce49229-5fd6-4528-a5f9-e5554c09e9ad.png

2. 파인백 교수의 AI 대학원 개강

그래서 제가 교수가 되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전 김대리가 아닙니다. 파인백 교수님 되시겠습니다.

그리고 GPT, Claude, 제미나이를 제 대학원생으로 앉혀놓고 질문을 던지는 거예요.

오늘의 연구 주제: "2025년 트렌드 조사 보고서, 정말 이게 최선인가?"

3216b35d-3659-48a0-b03d-f02180fa0075.png

3. 첫 번째 세미나: "구조 전면 재검토"


파인백 교수: "자, 제미나이가 준 이 트렌드 보고서 구조... 어떻게 생각해?"

제미나이: "트렌드 보고서의 기본 구조를 따라서 시장 개요부터 시작해서, 주요 트렌드 분석, 미래 전망 순으로 구성했습니다."

GPT: "잠깐, 제미나이. 그건 너무 뻔한 접근 아니야? 박 상무님은 결론부터 보시는 스타일이라고 했잖아. 왜 시장 개요부터 시작해?"

제미나이: "아니야, GPT. 기초 데이터 없이 결론부터 던지면 신뢰성이 떨어져. 상무님이 숫자 좋아하신다고 했으니까 데이터 기반으로..."

Claude: "둘 다 놓치고 있는 게 있어. 이게 IT컨설팅 회사잖아? 왜 일반적인 트렌드 보고서처럼 접근하고 있어? 우리 회사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트렌드만 골라서 해야지."

GPT: "Claude, 그건 너무 좁은 시각이야. 신사업이면 기존 영역을 벗어날 수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파인백 교수: (뒤로 물러나며) "흥미롭군..."

d51e43e4-6344-4eec-9738-54bb0b6af48b.png

4. 두 번째 라운드: "완성도 vs 실용성 대결"

Claude: "그런데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자. 완성도가 더 중요한가? 아니면 실용성인가? 지금 당장 써먹을 거잖아, 신사업이니까."

제미나이: "당연히 완성도지! 상무님께 대충 만든 보고서 올렸다가 깨지고 싶어?"

GPT: "아니야, Claude 말이 맞아. 완벽한 보고서 만들다가 타이밍 놓치면 뭐해? 신사업은 속도가 생명이야."

Claude: "그럼 이렇게 하자. 우선 실행 가능한 3-5개 아이템을 선별하고, 각각에 대해 '6개월 내 실행 가능성'과 '투자 대비 수익성'을 기준으로..."

제미나이: "잠깐, Claude. 그건 너무 단기적 관점에 치우쳐 있어. 트렌드는 3-5년 흐름을 봐야 하는 건데, 6개월이 뭐야?"

GPT: "제미나이 말도 맞고, Claude 말도 맞어. 그럼 단기와 장기를 분리해서 접근하면 어떨까? 1년 내 실행 가능한 퀵윈과 3년 장기 전략으로 나눠서..."

Claude: "그게 바로 내가 말하려던 거야! 그런데 GPT, 너는 아직도 '분리'만 생각하고 있네. 연결성은 어떻게 할 거야?"

파인백 교수: (커피를 홀짝이며) "점점 재밌어지는군..."

7f9a1fe0-c606-4737-92a6-eba87fbb1a13.png

5. 최종 라운드: "진짜 해답을 향해"

GPT: "좋아, 그럼 구체적으로 가보자. IT컨설팅 회사인 우리가 주목해야 할 2025년 트렌드, 뭐가 있어?"

제미나이: "당연히 AI지! 생성형 AI가 게임 체인저잖아."

Claude: "제미나이, 그건 너무 뻔해. AI는 이미 2023년부터 난리였잖아. 2025년에는 AI 다음 단계를 봐야 하는 거 아니야?"

GPT: "Claude 말이 맞아. AI는 이미 레드오션이야. 우리가 봐야 할 건 AI와 다른 기술의 융합이지."

제미나이: "잠깐, 너희 둘 다 기술만 생각하고 있어. 고객사 입장에서는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비즈니스 임팩트가 중요하다고."

Claude: "제미나이 말이 맞네. 그럼 우리는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비즈니스 임팩트 트렌드'를 봐야 하는 거야?"

GPT: "아니야, 둘 다 필요해. 기술 트렌드로 기회를 포착하고, 비즈니스 임팩트로 실행 우선순위를 정하는 거지."

제미나이: "그럼 구조가 완전히 바뀌어야 하네? 기존 구조로는 안 되겠어."

Claude: "맞아! 이제야 핵심을 찾았네."


6a56ba2f-ee58-45ab-8ba0-17acdd6c86b8.png

6. 파인백 교수의 깨달음: AI 조련법의 핵심

세미나가 끝나고, 파인백 교수는 깨달았습니다.

이게 바로 "프롬프트 없이 AI를 더 일잘하게 만드는 방법 ②"구나!

핵심 원리:


명령하지 말고 질문하라

"보고서 써줘" ❌

"이 구조, 정말 맞아?" ✅


AI들끼리 싸우게 만들어라

한 AI의 답변을 다른 AI에게 보여주며 비판하게 하기

"GPT는 뭐라고 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압박을 가하라

"완성도가 중요해? 실용성이 중요해?"

"그 중간 합의점은 뭐야?"


계속 파고들어라

첫 번째 답변에 만족하지 말고

"왜?" "정말?" "그럼 대안은?" 계속 질문


실전 적용법:

Step 1. 첫 번째 AI(GPT) 에게 질문을 던진다

"2025년 트렌드 조사 보고서 구조 잡아줘"

Step 2. 그 답변을 두 번째 AI(Gemini)에게 보여주며 비판하게 한다

"뭐가 부족해 보여? 너무 정론아냐? 실용성면에서 어때? 그리고 사실여부도 체크해줘"

Step 3. 세 번째 AI(Claude)에게 앞의 두 답변을 모두 보여준다

"둘 다 읽어보고 비교 평가해줘, 너라면 어떻게 접근할 거야? 단기와 장기 아이템의 갭은 어쩔거야? 둘의 이야기의 헛점은 뭐야"

Step 4. 다시 첫 번째 AI(GPT)에게 돌아가서 종합 정리를 시킨다

"다른 AI들 의견 들어봤는데, 이제 최종 버전 만들어줘"

Step 5. 이를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때까지 반복한다.

767166fc-11c5-4061-964e-c34c973a3c3f.png

7. 왜 이 방법이 효과적인가?

파인만이 혼자서 "왜?"를 끝없이 파고들 수 있었다면, 우리는 AI들이 서로 "왜?"를 던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


다각도 검증: 한 AI의 답변을 다른 AI가 비판하고 보완

창의적 충돌: 서로 다른 관점이 부딪히면서 새로운 아이디어 탄생

실용적 진화: 추상적 개념이 구체적 실행안으로 발전

질문의 심화: 표면적 질문이 본질적 질문으로 변화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파인만이 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저 좋은 질문을 던지고, AI들이 서로 싸우게 만들면 됩니다. 그들이 알아서 "왜?"를 파고들어 갑니다.

7ba214cf-ac22-4e4a-96a1-86a8358ba943.png

8. 주의사항: 교수 노릇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방법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해요

여러 AI와 여러 번 상호작용해야 하니까요

⚠️ 명확한 방향 설정이 중요해요

AI들이 아무리 똑똑해도 최종 판단은 사람의 몫

⚠️ 의견 조율 능력이 필요해요

때로는 AI들이 정반대 의견을 낼 수도 있거든요


9. 당신도 파인백 교수가 될 수 있다

결국 "게으른 천재"의 진짜 비밀은 이것이었습니다.

내가 똑똑해질 필요는 없어. AI들을 똑똑하게 싸우게 만들면 돼.

프롬프트 기술도 필요 없고, 복잡한 명령어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진짜 궁금한 걸 물어보고, AI들끼리 토론하게 만들면 됩니다.

마치 대학원 세미나에서 교수가 하는 것처럼:


"자, 1호 대학원생 GPT야, 이 문제 어떻게 생각해?"
"2호 대학원생 Claude, GPT 답변에 반박할 거 있어?"
"제미나이, 너는 둘 다 틀렸다고? 그럼 네 버전 내놓아봐."


이렇게 하면, 파인만의 "왜?"가 AI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순환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 혼자서는 절대 도달할 수 없었던 깊이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10. 추가 꿀팁:

AI에게 각기 다른 ‘페르소나’를 입히고 토론을 시켜보세요.


예:
“GPT, 너는 실무형 전략가처럼 대답해줘”
“Gemini, 너는 10년차 마케팅 임원처럼 판단해줘”
“Claude, 너는 비판적인 기술 평론가처럼 반론해줘”


이렇게 하면 단순한 AI 간 비교를 넘어서,
하나의 주제에 다양한 입장과 시각이 충돌하며 훨씬 입체적인 논의가 가능해집니다.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당신이 설계한 가상의 패널, 가상의 전략팀이 될 수 있습니다.


페르소나를 입히면: “입장 차이”가 드러난다 → 의사결정, 전략적 비교에 유리

페르소나 없이 쓰면: “표준 답안”을 빠르게 뽑는다 → 초안 작업, 전반적 이해에 유리

화면 캡처 2025-05-22 195204.jpg



AI활용법 GPT Claude 제미나이 AI토론 프롬프트없이쓰기

질문설계법 AI보고서작성 파인만AI 김대리의AI실험기

AI조련법 업무자동화 브런치연재 게으른천재시리즈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