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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Jan 20. 2022

게임 업계에서 마케터로 살아남기

매일 고민하는 어떻게 살아남지라는 생각

 이제 5개월을 향해가는 나의 회사 생활. 나의 하루하루는 매우 고되다. 일이 바빠서는 아니고 내가 해야 할 일을 내가 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사수 없는 신입 사원이 혼자서 뭘 하겠냐는 생각이 나 스스로 든다. 그렇지만 이왕 들어온 것 뭐라도 열심히 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기 앞서 나는 오랫동안 대표님이 날 왜 뽑았는지 궁금했다. 게다가 스타트업이라는 작은 게임 회사에 마케터가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작은 회사의 게임이 뛰어나다면(사실 게임 뛰어나다면 시장을 잘 공략한 것이니 마케터로서 역량이 출중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굳이 필요 없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제작자, 개발자, 기획자 그들이 게임을 바라보는 시간이 너무나도 다르다.) 내가 직접적으로 물었을 때는 별말씀을 안 해주셨지만 글을 잘 써서 뽑았다고 지인들과 대화 속 은연중에 말씀하셨다. 물론 내가 취업을 위해 여러 산업 분석글을 쓴 것은 맞지만 이게 과연 먹힐까라는 스스로의 대한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 능력을 봐주신 듯했다. 그래서 내 능력을 알아봐 준 사람들과 일하고자 도전을 외치면 이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다. 내가 이전 글에서 말했던 드라마 같은 취업을 이뤘던 것이다. 옛날 글의 내용처럼 와이즐리 분석글이 와이즐리에는 먹히지 않았지만 말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막막함은 첫 출근서부터 시작되었다. 가르쳐주는 이가 없으니 뭐부터 해야 하는지 열심히 고민했다. 그 첫 번째 고민의 해답은 나를 어떤 마케터로 정의하는 것이었다. 마케터의 종류도 많기 때문에 나는 어떤 마케터인가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사의 상황을 고려해야 했다. 큰 기업이라 하면 회사로부터의 요구가 있어 그에 맞게 업무가 정해지지만 나 스스로 회사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우리 상품이 어떻고 외부에서 어느 정도 노출이 되었고 어느 정도 상품이 팔리고를 찾았다. 0부터 시작하기에 하나하나 엑셀로 정리해야 했다. 우리 회사가 고객과 어느 접점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했고 관련 기사 스크랩을 했다. 다음으로는 매출 데이터 파일을 정리했다. 그러고 나니 더 막막해졌다. 어려운 상황에 높인 게임들이 눈앞에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온종일 머리가 아파왔다. 더 살펴보니 회사의 대부분 인력들은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었고 기존 게임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일단 다 제쳐두고 우리의 타깃 시장을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유저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다고 표현하기보다 알아내야겠다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 뭐 갑자기 개개인을 파악할 수 없으니 웹진, 커뮤니티들을 먼저 파악해야 했다. 각종 웹진을 구독하고 매일 보내주는 기사들을 읽었다. 사실 처음에는 기사가 영어라 시장 공부가 아니라 영어 공부를 하는 줄 알았다. 이 사실은 여전히 그렇다. 각종 신작 소식들과 업계 동향에 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읽다 보면 세상을 깨달아간다는 느낌보다 이 시각에 갇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해외 소식이 더 많다 보니 정말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눈앞의 현실이기에 가까이 붙잡고자 노력했다.


 다음으로 커뮤니티를 보았는데 정말 커뮤니티는 사람과 같다고 생각했다. 각각이 성격이 너무나 달랐다. 물론 학교 수업 때 배운 유튜브는 오락성이 짙고 인스타는 전시 공간 같으며 페이스북은 북적댄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직접 마주하니 맞기도 하고 더 섬세하게 조심히 다뤄야 해야 했다. 포스팅 하나하나가 회사의 얼굴이 되니 말이다. 사실 게임 시장은 인스타, 페이스북은 중요한 수단이 아니고 레딧, 트위터, 디스코드가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우리나라는 최근에서야 개발진들과 게이머들이 만나기 시작했지만 외국은 이미 개발자와 게이머들 간의 사이가 가까웠다. 디스코드에서 정말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던 중 각종 결과보고서, 각종 사업보고서 등 문서 작업이 밀려들어왔다. 생전 문서를 써본 경험이 없어 정말 애를 많이 먹었다. 처음으로 비상식에 가까운 것들을 많이 느꼈다. 아무래도 게임 회사다 보니 생활에 대해서는 부조리나 비상식은 없었지만 보고서라는 것은 내 기준에서는 비상식의 집합체였다. 사업보고서는 근거없는 희망사항을 적는 공간이 되었고 결과보고서는 잘 다듬은 미사여구 덩어리처럼 느껴졌다. 11월 지스타 참가를 제외하고는 보고서 작업으로 나의 11월과 12월은 사라졌다.


 1월에 되어서 다시 게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게임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는 와중에 차기작에 대한 논의가 추가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나는 조금 의아했다.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 부호들이 붙었다. 어떤 게임을 만들게 된 배경 없이 그러니까 어떤 청사진 없이 돌무더기를 쌓아 올리는 기분이 들었다. 회사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회사 걱정을 하게 되었다. 나 살기 바쁜 세상에 일생 내가 회사 걱정을 하게 될 줄을 몰랐다만 내가 제작에 기여한 게임을 유저들이 즐거워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은 컸기에 그랬다. 나는 황급히 다시 게임과 유저들로 돌아갔다. 성공한 게임들의 그 요인들이 궁금해졌다. 성공한 게임들의 기준을 정하고 기준에 해당하는 게임들을 리스트업하고 각종 항목들로 통계를 내었다. 


휴우....잘하고 있는걸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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