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전부는 아니니까

by 게으른루틴

어릴 적에는

빨리 크고 싶었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무언가를 빨리 배우고,

빨리 잘하고 싶었다.

어른이 되고 나서도

그 습관은 변하지 않았다.


결과를 빨리 보고 싶고,

빨리 인정받고 싶었다.

마치 ‘빨리’가 능력의 기준인 것처럼.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

'결과는 언제 받아볼 수 있는데?'

라는 말을 언젠가부터 많이 하기 시작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급하게 처리한 건 구멍이 생길 때도 있었고

쉽게 무너지거나 사라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쌓은 건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누군가는 나보다 빠르게 나아가고,

누군가는 더 일찍 성과를 내더라도

그게 곧 전부는 아니었다.


길게 보면,

나의 속도로 만들어낸 결과가

오히려 오래 남았다.


그래서 이제는 생각한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고,

길게 보고 가면 된다고.


빨리 가는 사람보다

오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속도보다 방향을 먼저 보고 싶다.


오늘도 나는

한 발씩, 나의 보폭대로 걸어간다.

왜냐하면, 속도가 전부는 아니니까.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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