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나는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일도, 잘하는 일도,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 채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고,
나는 그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나한테는,
목표를 세울 만큼 확신이 없었다는 거다.
아무것도 정하지 못한 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때로는 새로운 일에 발을 담갔다가
금세 흥미를 잃고 돌아서기도 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 모든 시간이
결국 나를 나에게로 데려다줄 거라는 걸.
돌아보니,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시도했다가 포기한 경험들,
심지어 실패조차도
모두 나를 조금씩 바꾸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지만,
조금 더 나다운 방향으로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걸어가고 있다.
길을 잃은 줄 알았지만
사실은 돌아오는 길이었을지도 모른다.
돌고 돌아서라도
결국 내가 가야 할 곳에 도착한다면,
그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