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기준에 나를 가두지 않기

by 게으른루틴

나는 늘 스스로에게 느슨했다.

아니, 느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느슨해도,
“이 정도는 해야지.”
“이런 건 지켜야지.”

하면서 기준이 생기고, 그 기준에 날 묶었다.


그 기준을 세운 건 다름 아닌 나였지만,
그 기준에 묶여 가장 힘들어진 것도 나였다.

계획한 대로 하지 못하면 게으른 사람 같고,
남들만큼 해내지 못하면 부족한 사람 같았다.
스스로 만든 잣대로 나를 재단하다 보니
끝없이 자책하고 불안해졌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그 기준은 처음부터
나를 지켜주기 위해 만든 것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나를 옥죄는 족쇄가 되어 있었다는 걸.

그래서 조금씩 내려놓기로 했다.
오늘 못했다고 해서 내일 못하는 게 아니고,
조금 늦게 도착한다고 해서 잘못 가는 것도 아니었다.
기준은 지키라고 만든 게 아니라
나를 더 나답게 하기 위해 세운 것,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이제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기준을 지키지 못해도 괜찮아.
중요한 건 네가 계속 나답게 가고 있다는 거야.”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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