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왜 맨날 저만 마음을 다스려야하나요?

법륜스님 즉문즉설 100편을 보고 깨달은 것

by 레이지마마

남편과 싸우고 속상할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시나요? 저는 유튜브나 팟캐스트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찾아 듣습니다. 질문자가 자신의 처지와 고민을 이야기하며 스님께 조언을 구하고, 그에 대해 법륜 스님이 조언해주시는 강연 영상인데요 저는 주로 ‘남편’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사연들을 골라보며, 마음의 위안과 삶의 지혜를 얻고 있습니다.


배우자와의 갈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 나만 이러고 사는 게 아니구나 공감도 되고, 아 나는 이만하면 행복한 거구나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사연 중에는 너무 부지런한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고민도 있고, 너무 게으른 남편 때문에 속이 터진다는 고민도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남편에게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는 사연도 있고,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과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쉽게 이혼을 결정하지 못하는 아내도 있습니다. 남편을 잃은 지 세 달만에 군에서 제대한 아들마저 저 세상으로 보낸 한 어머니는 처절한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지만 그래도 곁에 남아있는 딸을 위해 어떻게든 다시 살아가고자 스님의 말씀을 구하기도 합니다.


절대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사연들에 대해 법륜 스님이 해주시는 명쾌한 조언은 저의 시야를 뿌옇게 가려놓았던 욕심과 집착의 구름들을 매번 시원하게 걷어내 줍니다. 남편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즉문즉설 강의 영상을 샅샅이 찾아보면서 저는 스님의 말씀 속에 공통적으로 담겨 있는 원칙을 발견했습니다. 그 원칙을 정리해 제 다이어리에 적어놓았는데요, 여러분께도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글을 씁니다.


법륜 스님의 조언에 담긴 부부관계 대원칙 다섯 가지


첫째.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라.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1번입니다. 이 것만 바뀌면 참 좋겠는데, 이 것만 고쳐주면 아이를 위해 어떻게든 참고 살아보겠는데 하며 내 맘에 드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물건을 제자리에 놓지 않는 사소한 습관이든, 매일 새벽에 귀가하거나, 여자관계가 복잡하거나, 몰래 빚을 진다거나 하는 심각한 문제든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상대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일단 받아들여야 합니다.


둘째. 바뀌지 않는 지금 그대로의 남편이나 아내와 평생 살 것인가? 지금이라도 헤어질 것인가? 단호히 결정하라.

많은 문제가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따졌을 때 그냥 참고 사는 것이 나에게 득이 될지. 이제라도 헤어지는 것이 더 나을지 따져봅니다. 아이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 등을 모두 고려해서 단호히 결정하고,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은 모두 내가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합니다. 결정을 했다면 '나는 싫은 데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고살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두 모든 것을 고려해서 내가 내린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헤어지기로 결정했으면 혼자서 잘 살 수 있는 마음과 경제력을 준비하라.

아이가 미성년자라면 20세가 될 때까지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입니다. 남편이 아이를 키울 경제적, 정신적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내가 기꺼이 혼자서 아이를 키울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것은 희생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억울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절대 아이의 아빠를 욕하지 말아야 합니다. 남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식에게 좋은 아빠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입니다.


넷째. 남편이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받아들이고 가정을 유지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무조건 감사하라.

매일 새벽 2시에 들어오는 남편에게 ‘왜 또 늦게 들어와?’ 하지 말고, ‘오늘도 일찍 들어오셨네요.”라고 말합니다. 마마보이인 남편을 ‘내 대신 며느리 역할까지 해 주니 좋다.’라고 생각합니다. 바람피우느라 집에 안 들어오는 남편을 보며 ‘그래도 침대에 꼼짝 앉고 누워 병수발 시키는 것보다는 낫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이래야 한다.’라는 집착을 놓아버리고, 모든 일을 내 속이 편한 쪽으로 관점을 바꿔 생각할 수 있다면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다섯째. 싸우지 말라. 유머 있게 가볍게 살라.

잔소리가 심하면 “네. 죄송합니다.” 상냥하게 대답하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전화도 안 받고 술에 취해 새벽에 들어온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으면 싸움이 되지만, 꿀물을 타주며 “너무 걱정했는데, 무사히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여보”라고 말하면 남편은 감동하고 미안해합니다. 이 모든 것은 남편 좋으라고 하는 일이 아닙니다. 내 마음이 편하고, 나 좋자고 하는 일입니다.


이상 즉문즉설 100편을 보며 제가 정리한 부부관계에 관한 법륜스님의 대원칙 다섯 가지입니다. 어떠세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백년해로 한다는 것. 참 만만치 않은 일이죠? 왜 맨날 나만 노력하고 마음을 다스려야하나 억울한 마음이 드실 수도 있어요. 그럴땐 법륜스님의 말씀을 다시한번 떠올려보세요.

“다 누구 좋으려고 그런다?”

“나 좋자고 그런다.”


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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