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화 주머니 챙기기

월요일엔 잊지 말자

by 레이지살롱

매주 금요일 가져온 실내화는 돌아오는 월요일에 세탁하여 다시 학교로 가져간다. 요즘 실내화는 가벼운 EVA 소재라 몇 주에 한 번씩 세탁하기에 금요일에 가져와서 아이방에 실내화 주머니를 넣어 놓고 현관에 두지 않으면 월요일엔 깜빡하고 놓고 가기 일쑤다. 세탁하여 현관 옆 화장실에 두면 그나마 눈에 보이니 등교할 때 챙길 수 있는데 매주 세탁하진 않으니 한 달에 한 번씩은 깜빡깜빡한다.


아직까지는 내가 아이 등교를 같이 해주고 있는데 학교 가는 중간에 실내화를 놓고 온 걸 알아버리면 둘이 헐레벌떡 뛰느라 진이 다 빠진다. 도대체 내가 왜 뛰고 있는 걸까, 그냥 혼자 확 보내 버릴까 고민하지만 지난 워킹맘 시절 함께하지 못한 보상으로 같이 가고 있는 거라 조금만 더 같이 가주기로 했다. 지난번 아이가 실내화를 놓고 간 날엔 맨발로 바닥을 다니게 했다고 하니 괜한 걱정이 앞섰다. 얼른 학교 가서 주고 올까. 선생님께 여쭈어 볼까(선생님께 수업방해 일 것 같아서 바로 접었다) 이 추운 날에 바닥이 차가울 텐데 신발이라도 신게 해 주시겠지. 아이가 부끄러워 아무 말도 못 하고 맨발로 그냥 있으면 어쩌지 싶어 별생각을 다한다.


괜한 걱정들을 잠깐 했다가 그만두었다. 본인이 그런 경험을 해봐야 다음엔 스스로 챙기겠지 싶었다. 옆집 아이처럼 키워야 잘 큰다 해서 가끔씩 옆집 아이라 생각하곤 하는데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아질수록 독립심이 더 커지는 거 같다. 1학년이 얼마 안 남았았는데 무탈하게 1학년 잘 보내주어서 기특하고 대견하다. 내년에 2학년이 되면 혼자 등교할 수 있을까. 혼자 다니면 더 잘 빼먹고 다니겠지만 아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전 10화무조건 적인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