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홍대입구는 9번 출구였는데

by 레이지살롱

나의 20대는 홍대 입구와 강남역 그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홍대입구역에서 몇 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구석구석을 잘 알았고 친구들이 오면 그 당시 핫한 곳은 자신 있게 소개해주곤 했다. 홍대 정문에서부터 산울림 소극장 지나 신촌역, 놀이터 너머 주차장 골목골목 지나 합정역, 상수역까지 좋다는 곳, 좋아 보이는 곳을 거침없이 다녔다. 그때는 인스타그램, 블로그도 유행하지도 않던 시기였는데 잡지에 나오거나, 누군가의 소개로 핫플레이스를 알곤 했다.


30대를 지나 결혼하고 아이 낳고 드문 드문 다니게 되던 그곳은 어쩌다 한번 가게 되면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고 영원할 곳 같던 그 가게들은 새로운 가게들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그곳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차서 명동인지, 홍대인지 알 수 없는 분위기를 내뿜기도 했다.


가끔 친구들과 약속을 잡게 되더라도 내가 다니던 그 골목들을 다시 방문할 일이 거의 없게 되었다. 내가 항상 가던 그 9번 출구 쪽에 아니라 2번, 3번 출구 쪽인 반대편으로 내리게 되었다. 요즘 다시 무언가 배우기 위해 홍대입구를 찾기 시작했는데 역시 2번 출구 쪽이었다. 고등학교 때 처음 홍대 입구를 방문했을 때의 설렘처럼, 연남동 쪽 그곳은 다른 분위기로 나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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