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지살롱 Aug 19. 2022

게임시간 얻기 위한 공부 1시간

요즘 우리 집에서 제일 '핫'한 주제는 포켓몬이다. 아이가 제일 빠져있고 관련 상품이 너무 많아 나와 남편도 어쩔 수 없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포켓몬고'게임을 시작하면서 더 빠져들었다. 아이는 눈뜨고 일어나자마자 포켓몬고의 포켓몬 이야기로 시작해서 잠들기 전까지 이야기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이로 인해 게임을 시작한 남편은 왕년에 게임  했던 세포가 살아났는지 출퇴근, 점심시간에도 포켓몬을 잡았고 나와 아이보다 게임할  있는 시간이 월등히 많았기에 게임 레벨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아이에게는 게임시간은 주말밖에 없었는데 홀로 레벨이 높아지던 남편은 아이에게 미안했던지 평일에도 매일 게임할  있는 보상 시간을 만들어 20분씩   있게 했다. 게임 보상 시간은 20분으로 매일 해야  숙제를  끝내면 받을  있다. 아이가 학교 다녀오고 어영부영 시간을 지내다 보면 잠자기 전까지  시간이 별로 없기에 게임 보상 시간을 줘서 숙제를 빨리 끝내는 습관도 잡기 위함도 있었다.


게임 보상 시간이 생기고 아이는 학교 가기 전에 수학 문제 풀어버리는 효과가 발휘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보상은 오래가지 못한다. 처음의 반짝 열성을 보이다가 또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방학기간인 요즘 그 보상 시간으로 숙제의 완료 시간이 빨리 지긴 했다. 20분 보상으로 감칠맛이 난 아이에게 또 다른 보상 시간을 만들었는데 그건 영어 그림책 따라 쓰기였다. 아이에게 영어 쓰기를 따로 시키거나 단어 쓰기를 따로 시키지는 않고 1학년 때부터 집에서 그림책 읽어주기를 하며 영어와 친해지기를 하고 있는데 그림책 따라 쓰면 한 권당 게임 보너스 20분을 더 주기로 했더니 기꺼이 쓰겠다고 했다.


하지만 영어 쓰기를 해보지 않은 아이는 생각보다 쓰기가 쉽지 않음을 느끼고 힘들어했지만 보상 시간을 받고 싶어서 1시간이 넘게 두 페이지에 영어 그림책을 따라 썼다. 그 노력이 가상하여 한 권을 다 끝내지 못했지만 한 시간의 보상 시간을 주었다.


매일  하겠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걱정은 염려였을  막상 보상 시간을 받을 만한 여유 시간이 자주 생기진 않았다. 그리고 꾀가 생긴 아이는 영어 따라 쓰기를    하고 보상 시간을 받고 힘이 들었는지 다른 방법으로 보상 시간을 받겠다고 했다. 지난 주말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하게 해주고 싶은 남편이  눈치를 보며 시켰던 보상 방법 중에 하나였는데 영어책  권을 소리내서 읽으면 10분을 주는 거였다. 영어 쓰기는  시간 쓰고  시간을 줬는데 그림책   읽는데 5분밖에  걸렸다. 5분의 노력에 10분을 주려니 왠지 너무 쉽게 주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스스로 원하는  얻기 위해 나름 생각해서 방안을 마련했는데 너무 빡빡하게 굴면 아이에게 좌절을 주는  같아 알았다고 했더니  4권을 20 만에 읽고 보상 40분을 받아 신나게 포켓몬을 잡았다.


아이가 게임할 때는 나도 앱을 열어서 같이 한다. 희귀한 포켓몬이 뜨면 서로 이야기해주고 정보를 교환하며 하고 있다. 요즘은 아이랑 대화의 90%는 '포켓몬고' 이야기이다. 아이가 뜬금없이 '엄마 요가랑 있어? 하고 물어보면 '그게 뭔데?'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포켓몬의 이름이다. 함께 게임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종류의 포켓몬과 진화형까지 알게 되는데도 아직도 모르는 포켓몬이 더 많은 것 같다. 나와 남편보다 게임할 수 있는 시간이 현저하게 떨어지는데도 아이는 우리보다 포켓몬 종류를 더 많이 알고 있다. 아이의 덕질을 좋은 쪽으로 쓸 수 있도록 좋아하는 포켓몬을 따라 그리도록 하기도 하고 남편은 포켓몬 실물 카드로 아이와 함께 게임도 같이 해주고 있다. 이 거대한 물결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계속될 것 같다. 포켓몬으로 남편도 아이도 끈끈하게 연결되어있는 것 같아서 포켓몬의 대유행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넌 책 읽을 때가 제일 예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