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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지살롱 Aug 28. 2022

나를 책 표지로 만든다면

며칠 전 책 표지 디자인 관련 줌 강연에서 한 연사가 디자인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들이 책 표지로 나오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의 분위기를 생각하며 디자인한다고 한다. 그것참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책 표지로 디자인한다면 어떤 분위기로 책을 디자인할 수 있을까. 자신만의 분위기를 찾는 것, 자신의 취향을 찾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나만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나의 취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군가를 떠올릴   사람의 옷차림, 머리 스타일,  사람이 평소 쓰는 말투, 행동, 직업 등으로  사람이 분위기가 나타난다. 내가 아는 사람   사람을 떠올려 봤는데  사람은 화려한 색상의 옷을 즐겨 입으며 명품 가방을 메고 목소리가  편이며, 일하는 여성이다. 미루어 짐작하기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거부감이 없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생각되었다. 그분을  표지로 만든다면 화려한 색상을 사용하고 글씨 폰트도 크게 해서 디자인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를 책 표지로 디자인한다면 어떻게 디자인할 수 있을까. 나는 편한 스타일을 추구해서 쪼이거나 불편한 옷을 입지 않는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해서 소재도 면, 린넨을 좋아한다. 단화를 좋아하고 머리도 묶일 정도의 스타일을 유지하는데 숱이 많고 부지런히 손질하지 못해 묶는 게 오히려 깔끔하고 편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물건은 예전엔 합리적인 가격 위주로 구매하는 편이었지만 취향에 대해 고민하고부터는 브랜드 철학이 있는 제품들을 구매하려고 노력한다.


나도 예전엔 가격으로 타협하며 항상 보통의 것을 고르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거나 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결혼하고 첫 6개월은 주말부부를 하느라 결혼 전 살던 원룸에서 그 살림살이를 그대로 유지했었다. 나도, 남편도 원룸 살림을 채울 때 친구들에게 얻기도 하고 저렴한 것 위주로 채우다 보니 어느새 가진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때 미니멀리즘으로 유명한 곤도 마리에가 `설레지 않는 것은 버려라`라며 정리하는 방법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때 미니멀리즘을 접하면서 내 주변에 설레는 것 위주로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랑 어울리지 않는 것들은 버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바꾸어 갔다.


그림 유튜버 `이연`의 자신만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관련한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현재 본인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기존에 자신이 가진 것 중 별로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해보라고 했다. 내가 다니는 직장, 만나는 사람들, 입고 있는 옷, 쓰고 있는 물건들을 정리하며 나에게 안 좋은 걸 주는 분위기는 보내야 한다고. 나쁜 것이 나에게 스며든다고 생각하며 피하도록 한다고 했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가격으로 타협했던 것들은 마음에 드는 제품으로 바꾼다. 한순간에 모두 바꿀 수는 없지만 하나씩 서서히 바꾸다 보면 내 취향이 나타난다. 내가 선택한 것들에 의해 취향이 나타나고 나의 분위기가 형성된다.


취향이 확실한 사람들을 보며 나도 내 취향을 찾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걸 찾고 왜 좋은지 생각하고 기억했다가 좋아하는 다른 것과 접목해 보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나는 왜 그걸 좋아하는 걸까. 나랑 분위기가 맞는 것인가. 안 맞는다면 나는 왜 끌리게 된 것일까. 나의 분위기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나도 나의 책 표지를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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