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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지살롱 Sep 07. 2022

도서관에 다니면 좋은 점


우리 동네 시립도서관 1층 어린이 도서관엔 신발 벗고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아이는 뒹굴뒹굴하며 앉았다가, 누웠다가 옆으로 기댔다가 하면서 2시간 정도를 자유롭게 책을 읽었다.


나는 중학교 때쯤 처음 시립 도서관을 가보았는데 버스를 타고 시험공부하러 갔던 기억이 있다. 서울 변두리에 살아서 였는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걸어갈 만한 거리마다 공공 도서관이 있지 않아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본다는 건 성인이 되고 처음 해보았다.


지금 사는 곳도 서울의 살짝 외곽이긴 하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안에 공공 도서관이 여럿 있다. 게다가 요즘은 지하철역 자판기에서도 도서관 책을 무료로 빌려 주니 너무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동네 도서관 책 맞춤 사업 신청을 받길래 신청했는데 뽑혀서 매월 책 3권씩 집으로 배달 오기도 한다. 도서관 사서분들이 내가 미리 체크한 나의 관심 분야의 책을 큐레이션해 주신 책을 매월 초에 택배로 보내주는데 3권 중 2권은 흥미롭게 읽는 편이다. 책 선물을 받는 느낌이라 택배를 받으면 풀어 보는 재미가 있다.


도서관하고 친해지니 재밌는 혜택들이 많다. 고퀄리티의 성인을 위한 취미, 문화강좌가 무료 또는 재료비만 받고 열린다. 아이들을 위한 영어, 과학, 코딩, 그림책 강좌도 마찬가지다. 성인강좌는 오전 시간이 대부분이지만, 요즘은 직장인들을 위한 저녁 줌 강좌도 개설되어 관심 갖고 지켜본다면 이용할 수 있는 강좌가 많아졌다.


요즘은 도서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동아리활동도 적극 장려하고 있어서 지역 동아리에 도서 지원이나 강사 지원 같은 혜택도 많이 준다. 나는 글쓰기 수업을 듣고 같이 들었던 분들과 도서관에 글쓰기 동아리를 개설하게 되었는데 앞에 언급한 혜택을 톡톡히 받았다. 도서관에 한번 발을 들이니 뺄 수가 없다. 요즘은 도서관에 붙어있는 포스터도 한 번 더 꼼꼼히 읽으며 재미있는 강좌가 새로 나왔나 보게 되고 신간 도서 코너도 한 번씩 체크하게 된다.


워킹맘으로 일할 때 아이와 도서관 다니는 것이 로망이었기에 휴직하고부터는 아이와 부지런히 다녔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고 백신 패스로 인해 백신을 맞지 않으면 도서관 및 공공 기관을 이용을 제한하면서 사정이 있어 백신을 늦게 맞아 한동안 아이 혼자 보냈더니 그 이후로 아이가 도서관을 싫어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도서관 따라다니는 거에 흥미가 떨어져서 요즘은 아이의 최대 관심사인 도서관에 있는 포켓몬고 체육관으로 아이를 꼬셔서 데리고 다니고 있다. 그래도 도서관에 데려오면 새로운 책도 빌리게 되고, 빌리지 않더라도 쓱 지나가며 새로 나온 책을 눈으로라도 접하게 되니 다시 관심을 보이며 따라온다.


최종 나의 계획은 언젠가 한가로운 주말, 아이는 1층 어린이 코너에 나는 2층 어린이 코너에서 각자 책을 골라 읽다가 만나는 것이다. 지금은 2층 성인 도서에 아이와 함께 가면 언제 가냐고 내내 성화라 여유롭게 책을 고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년 여름 방학쯤엔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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