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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지살롱 Sep 26. 2022

미디어의 노예

지인 결혼식으로 아이들이 모이니 포켓몬 이야기도 하며 잘 놀고 있었다. 남자아이들 중에 유일한 여자아이가 휴대폰을 보기 시작했더니 폰 없이 잘 놀던 아이들이 여자아이 뒤로 한 명씩 한 명씩 모여들었다. 그 조그마한 화면을 보겠다고 아이들이 모두 달라붙어서 보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귀여우면서도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때도 TV에 자유롭지 못했었나란 생각이 들면서 요즘은 휴대폰에 종속되어 있는 듯한 어른이나(나포함) 아이들을 보며 무언가 잘 못 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단적으로 요즘 안경 쓴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에 위기감이 느껴져 식당에서 휴대폰을 보며 밥을 먹는 아기들을 보면 걱정이 된다. 


나 또한 이동할 때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하다. 팟캐스트로 무언갈 듣거나 유튜브로 봐야 안심된다. 산책을 할 때도 나의 뇌에 정보를 입력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귀에 이어폰을 꽂고 집을 나선다. 그러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영상 플레이하는 걸 잊고 걷기도 하는데 주위를 관찰하며 있었던 일을 되새기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주위를 관찰하고 생각할 시간이 너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멍 때리고 심심할 틈이 없어서 사소한 일상에 관심을 가질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창밖에 보이는 구름을 관찰하기도 하고 무리 지어 움직이는 개미 떼를 멍하니 바라보며 나를 생각하기도 하고 주위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 아이 또한 가만히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휴대폰이나 패드를 찾고 스스로 놀잇감 찾기를 어려워한다. 


글을 쓰다 보니 그런 시간들을 확보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히 들었다. 게임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시간 외에 주위를 관찰하고 아이가 혼자 생각하고 사고하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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