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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지살롱 Aug 08. 2022

넌 책 읽을 때가 제일 예뻐

아이가 어렸을  자는 모습이 제일 예뻤는데 요즘은  읽고 있을 때가 제일 예쁘다. 책을 많이 읽고  큰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과 아이가 책을 읽는 동안  집안이 조용해져 평화로운 시간이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한다. 아직 초등 저학년이기에 엄마의 의도에 따라주는 아이여서 책을 좋아하게 해주고 은 마음에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는 책을 읽어줘도 왔다 갔다~ 내 몸에 기댔다가 매달렸다가.. 정신이 없다. 내가 신경이 예민할 때는 읽어주다가 못 참고 한 번씩 화를 내기도 했다. 읽어주는 책이 재미없어서 자꾸 집중을 못하는가 싶어서 '재미없어? 다른 책 가져올까?' 하고 물어보면 재미있다고 계속 읽어 달라고 한다. 그렇게 책을 읽어줄 때는 집중은 하고 있나 싶어 화가 났지만 꾹 참고 읽어 주었다. 어느 날, 읽어줬던 책의 이름이나 내용을 아이가 나보다 더 기억을 잘하는 걸 보면 아이는 자기의 방식대로 잘 듣고 있나 보다 했다.


그런데 진짜 집중해서 들을 때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숨소리도 안 내고 부스럭 거리지도 않으며 부동의 자세로 집중해서 듣는다. 그림책이나 쉬운 책 위주로 읽어주다 보니 대충 들어도 잘 들었는데 조금 어렵지만 흥미로운 내용의 어린이 소설책을 읽어주었더니 그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아이가 집중한 책은 작년에 나온 J.K. 롤링의 '크리스마스 피그'였다. 언젠가 해리포터를 읽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며 작가와 친해지기 위해 고른 책이었다. 다행히 아이는 흥미를 보였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재미있다는 책을 들이밀어도 엄마의 추천작은 바로 읽지 않는다. 교육적일거라는 편견이 있는건지 아이는 친구가 읽던 책이나 어디선가 봤거나 아는 작가의 에만 관심을 갖는 편이다. 벌써 해리포터를 읽는  친구가 있다면서 해리포터에 흥미를 보였지만 선뜻 읽지 못했는데 이번 빌린 책의 표지에 적힌 '해리포터 작가의 최신 '이란 글을 보고 아이가 흥미 있어했다. 아이 맘이 바뀌기 전에 얼른 빌렸다. 하지만 글밥도 많고 책이 조금 두꺼워 읽지 않고 있길래 엄마도 궁금하니 같이 읽어보자며 앞부분을 읽어줬더니 재미있어 했다. 결국 혼자 읽기 시작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하기 위해 내가 하는 것들이 있다. SNS책을 많이 읽는  아이 엄마가 추천하는  캡처해놨다가 도서관 가면 빌려오기, 아이가 재밌어하는  작가의 다른  찾아 빌려 , 아이가 읽었으면 하는 책의 앞부분 읽어주기이다. 대부분 재밌으면 아이는 스스로 책을 집어 읽는다. 나도 어렸을때 엄마가 이렇게 해줬으면 내가 조금 달라졌을까 생각해보지만 나의 작은 노력이 성공해서 아이가 책을 하나라도 더 즐겁게 읽는다면 기꺼이 계속 시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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