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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지살롱 Sep 20. 2023

남자아이의 호기심 변화 단계

유아에서 초저까지

초등학생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다. 한 명의 아이로 다 알 수는 없지만, 남자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몇 가지 흐름이 보인다. 우리 아이는 보통의 성향의 평범한 아이다. 아기 때는 아이 봐주시는 이모님에게 순둥이 소리를 들었으나 10개월쯤 되면서 ‘사내아이의 기질’이 보인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때부터 몸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했고 가만히 있지 못했다. 어쨌거나 그런 성향이지만, 그 시기부터 자동차에 눈이 뜨이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첫 장난감으로 사줬던 것이 경찰차였다. 경찰차, 소방차, 중장비차를 시작으로 자동차를 한동안 좋아했다. 아이 덕분에 자동차 전시장도 가서 팸플릿도 얻어오고, 멀리 있는 자동차도 어떤 차인지 아이가 더 잘 알던 시기가 있었다. 자동차백과사전 같은 책도 구입해서 유심히 보며 자동차의 역사를 한눈에 꿰기도 했다. 그러다가 5세가 되면서 공룡에 눈뜨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공룡을 젤 잘 아는 시기가 5세와 5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고 하던데, 딱 그 시기에 나 또한 온갖 공룡을 알게 되었다. 집에 공룡 관련 책자가 많아지면서 티라노 사우르스는 기본으로 초식공룡, 육식공룡, 공룡이 멸종되는 백악기까지 섭렵하며 한동안 공룡 피규어가 집에 나뒹굴었다. 그런데 서서히 공룡이 멸종하듯 한순간에 흥미가 떨어지더니 히어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마블캐릭터들과 베트맨, 슈퍼맨, 똥빤스맨까지 온갖 히어로를 따라 하고 사랑했다. 빨간 천으로 망토를 걸치며 매일 우리 집에 영웅이 등장했다. 갖고 싶은 책도, 옷도, 피규어도, 레고도 모두 히어로 캐릭터였다. 실제로도 영웅이 되고 싶은 심리가 강했던 시기였다. 본인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정의를 위해 싸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도 그리 길게 가진 않았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시들 시들 해지더니 영웅을 시시해했다. 그렇게 사랑하던 마블 캐릭터들을 뒤로하고 게임 캐릭터 들에 관심을 보였다.


초등학교 가면서 친구들이 모두 게임을 하니 아이도 어쩔 수 없이 허락하게 되었다. 게임은 남편의 강력한 지지도 있었다. 게임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크게 보이지만 중독되지 않게 적당히 통제하고 있다. 아이는 게임뿐 아니라 축구도 관심을 보이고 좋아했는데, 혼자만 하는 운동이 아니라 친구들과 뛰어다니며 공차는 놀이라 굉장히 좋아했다. 골을 넣을 때의 쾌감과 친구들과 어울리는 재미가 꽤 큰 것 같다. 초등학교 들어가면서는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동차, 공룡, 히어로들은 혼자 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인데, 게임과 스포츠는 여럿이 하면 더 재미있는 놀이다. 게임도 혼자 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걸 더 좋아한다. 스포츠도 혼자만 할 수 없으니 친구들과 어울려 하게 되고 좋아한다. 얼마 전까지 축구 경기도 보고, 축구 방과 후 수업도 들으며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 했지만 그새 또 농구에 흥미를 갖는다.


우리 아이의 발달과 흥미의 단계는 주변 아이들과 비슷한 것 같다. 그 와중에 축구는 많은 인원이 해야 해서 축구 교실이나 방과 후 교실에서 가능 하지만, 아이가 커가며 점점 작은 그룹화되는 시기에 농구라니 그것도 흥미로웠다. 초등 고학년 이후로는 아직 경험하지 못하여 앞으로 아이의 행보가 궁금하다. 중고등 시기에는 학업에 치이고 친구들과 보낼 시간이 줄어 혼자만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빠질까 걱정이 되곤 한다. 사춘기 아이들은 친구와 외모에 집착한다고 하는데 학창 시절에 여드름으로 고민많았던 나의 모습을 돌이켜볼 때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사춘기 때 여드름이 있는 친구들은 피부과를 데리고 다녀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외모보단 최대한 밖으로 나와 운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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