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좋아해서 그런 거 다 알아
아이와 남편이랑 셋이 우봉고 게임을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퍼즐판에 퍼즐을 조합해서 모양을 만드는 보드게임인데 퍼즐 조합을 먼저 맞춘 사람 순서대로 높은 점수의 보석을 가져가고 나중에 점수 높은 사람이 승자가 되기에 먼저 퍼즐을 맞추면 무조건 '우봉고'부터 외쳐야 한다. 나와 아이가 퍼즐을 맞추고 거의 동시에 우봉고를 외쳤지만 내가 조금 빨랐다. 1등과 2등의 가져가는 보석 점수가 다르기에 게임에 이기고 싶은 아이는 본인이 빨랐다고 우기기 시작했다. 동시에 외쳤으니 가위바위보로 정하자고 우기는데- 객관적으로 봐도 내가 빨랐기에 남편도 엄마가 빨랐다고 이야기하니 아이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아빠- 엄마 좋아해서 편들어 주는 거 다 알아.’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이야기하는 표정이 서운하고 서러운 표정이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라 당황하기도 했지만 우는 아이가 귀여우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왜 내 마음이 아픈지. 아이가 혼자이다 보니 사랑도 많이 받고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데도 엄마, 아빠가 자기편을 안 들어준다고 생각이 들었나 보다. 한참 지기 싫어하고 게임에서 이기지 못하면 울면서 자던 아이라 이기고 싶어서 속상해서 우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심 본인이 빨리 이야기했다고 생각하고 억울했던 모양이다. 스스로 그렇게 느꼈다면 억울한 일이니 아이의 요구대로 가위바위보로 정해서 보석을 가져갔다.
생각해보니 아이의 눈물을 본일이 최근에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프다고 우는 나이도 지났고 이제는 감정이 다쳐서 우는 날들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 아이의 속상함이 느껴지는 날엔 나도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