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도와줄게

든든한 내편이 생겼다.

by 레이지살롱


지난 어느 주말, 오전에 대형마트를 다녀온 후 점심 먹고 2시간 각자 자유시간을 갖기로 했다. 남편은 작업실에서 취미로 하고 있는 가죽 작업을 시작했고, 나는 책을 들고 베란다로 갔다. 베란다에 설치한 해먹에서 책 읽다가 노곤노곤 해져서 낮잠도 자고 여유를 즐겼다.


아이는 보통 엄마를 찾는데 그날따라 아빠를 찾았고 남편은 아이에게 대꾸를 계속해줘야 하니 하고 있던 가죽 작업의 흐름이 끊겨 억울한 느낌이 들었나 보다. 쉬기로 했던 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나에게 혼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다녀오라고 하는 거다. 내가 억울해하니 아이가 조용히 오더니 '엄마, 내가 같이 가줄까?' 하고 묻는다. 머릿속으론 잠시 '쟬 데리고 나가면 내가 더 고생스러워지는 건 아닌가?' 라며 재고 있었지만, 한번 더 조용히 내 귓가에 대고 ‘엄마~ 내가 같이 가줄게’ 내가 있잖아 라는 표정으로 따뜻한 미소를 보내오는 아들이 기특해서 '응 고마워~' 하고 얘기했다.


지난번 어버이날 아이가 써준 편지에 엄마 아빠 편이라고 적었는데 정말 편을 들어주는 거 보니 너무 커버린 거 같다. 이제는 책을 읽어줘도 오타를 지적하고, 뭔가 실수하면 도와주고 한 사람 몫을 하려고 하는 아이를 보니 마음 한편이 든든해진다. 재활용의 결말은 결국 쉬는 시간 다 끝내고 남편도 함께 다 같이 다녀오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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