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가 나를 바꾸지 못한 이유

by 달과별나라

우리는 종종 다이어트를 통해 스스로를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체중이 줄어들면 더 행복해질 거야’, ‘날씬해지면 모든 게 다 나아질 거야’라는 기대가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를 삶의 중요한 목표로 만든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수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실패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단지 체중을 줄이는 것이 내가 바라는 진정한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 같았다.


체중계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면 잠시나마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체중을 줄이는 데 성공할 때마다 찾아오는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고, 다른 목표를 정하고 또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내 삶은 오랫동안 다이어트라는 긴 터널 속에 갇혀 있었다. 이 과정 속에서 매번 천국과 지옥을 오갔고, 나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나를 더 지치고 강박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반복되는 실패는 점점 무거운 짐이 되어 나를 짓누르기만 했다. 체중계의 숫자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했고, 음식에 대한 집착은 강박으로 변해갔다. 조금이라도 고칼로리 음식을 먹으면 죄책감에 시달렸고,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자책이 더해져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왜 나는 성공하지 못할까? 혹시 내가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일까?’

스스로를 탓하는 이런 의심은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을 더욱 키웠다. 나 자신을 미워하고 증오하며 자책하고 끊임없이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에 눌려, 매일 음식을 제한하고 자신을 통제하려 애쓰는 생활은 점차 고통이 되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다이어트의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점점 커져만 갔다. ‘다이어트를 성공해야 해’라는 목소리와 ‘이제 그만하고 싶어’라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충돌했다. 나는 마치 나 자신과 싸우며, 끝도 없이 다이어트라는 덫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목표로 삼았던 체중에 도달해도 행복감이나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고, 그저 다음 체중 목표로 달려가는 무한한 고리 속에 갇혀 있었다.


날씬해지면 행복해질 거라는 믿음은 결국 환상이었다.


다이어트를 통해 얻은 것은 자존감의 하락과 자신에 대한 불만족,

그리고 ‘다시 살이 찌면 어쩌지’라는 불안감뿐이었다. 다이어트에 몰두할수록 내면의 공허함은 커져만 갔다.


무엇보다, 다이어트를 할 때면 항상 어딘가 결핍된 기분에 사로잡혔다. 나의 음식과 외모, 체중 모두를 통제하려는 욕구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이어졌고, 날씬해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기대감은 내가 외면하려던 감정들을 덮어 가리는 방패에 불과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나를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정작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다이어트가 끝나면 찾아오는 허전함과 공허감은 나의 외모를 바꾸는 것 외에도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신호였다.


결국, 다이어트가 나를 바꾸지 못한 이유는, 진짜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과정을 다이어트로 채우려 했기 때문이었다.


다이어트가 끝나도 남아있는 불안과 외로움, 강박을 치유하지 않는 한, 나는 다이어트라는 덫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이제는 다이어트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매 순간 나를 비난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과 몸이 필요로 하는 것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 매 끼니의 칼로리를 계산하거나 자신의 외모를 비판하기보다, 조금씩 스스로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그렇게 나를 수용할 때, 다이어트의 반복적인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나의 외모나 체중과 관계없이 내가 소중한 존재임을 이해하는 데서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 다이어트를 통해 얻으려 했던 자신감과 만족감은 결국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나를 채찍질하며 억지로 변화를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나를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와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어차피, 다이어트엔 성공도 끝도 없으니까. 이 무한한 고리를 끊는 건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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