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난제는 역시 의무 역할
오래전... 아주 오래전 남겨둔 일기나 메모를 보면 나와의 관계에서도 수없이 반복적인 다짐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그때의 나를 본다.
나와의 관계 맺기를 시작하기가 어렵지만 어쩌면 가장 난도가 낮은 관계 문제였을 수도.
사회적으로 부여받은 '의무 역할'이 지금보다는 적었으니까.
관계 맺기
태어나면서 생긴 자식으로서의 역할.
조금 지나 생긴 누나로서의 역할.
필연적으로 나의 의지는 1도 들어가지 않는 관계.
결혼이라는 선택은 의지가 들어간 것이라 남 탓을 할 수도 없다.
순간의 선택으로 남은 이후의 인생 길이 달라진다.
인생 동반자 선택으로 인한 아내로서의 역할.
며느리로서의 역할... 남편 가족관계에 따라 자연히 늘어난 관계 속 역할들.
그리고 엄마로서의 역할.
관계가 어렵다.
괜찮다고 여겼던 관계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견디기 힘들다.
결국 내가 중심이니, 내가 불편해지는 걸 견디지 못해서 어려운 거겠지?
자신의 삶을 원하는 대로 꾸려나가는 자유에 대한 글을 필사하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우리는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자기 식대로 인생을 살아가다 일이 잘못돼 고통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그런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게 되면 다른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는 길로 억지로 끌려가는 것보다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인간은 바로 그런 존재이다
[ 자유론 ] ( 존 스튜어트 밀, 서병훈 옮김, 책세상, 2020, p41~42)
내가 원하는 대로 하는 자유의 조건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억지로 끌려가지 않고 내 방식대로 결정했는데 관계로 인한 어려움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나를 중심으로 기준 삼아 그런 건가?
끊어야 할지
거리를 둬야 할지
무시해야 할지
포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의 선택으로 파생된 관계들.
지금은 고통이 더 많은데... 궁극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