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이지만 변화하는 관계

그래, 우리는 성장 중

by 레이지제스트


엄마와 딸.

엄마와 아들.

영원히 그대로일 우리의 관계.


영원함이란 뭔가.

변하지 않는 거라 생각했지만

변하지 않지만 변한다.




내가 알던 아이가 없다


손바닥보다 작았던 아이의 발이 나보다 커진 지 오래다.

품 안에 쏙 들어오던 작은 아이는

이제 내가 안겨야 한다.


신체적 변화는 물론 정서적 변화도 크다.

깨발랄 하이톤 목소리에 귀여움이 흘러넘치던,

애정결핍인 건가 걱정될 정도로 찰싹 붙어 떨어지지 않던,

일어나서나 자러 갈 때 꼭 안아주던,

아이는... 없다.


변성기로 중저음에 웅얼거리 듯 말하고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고

문도 왜 열어둬야 하냐며 열어두는 각도가 줄어들고

친구들과 있을 때는 밝은 표정과 말투가

집에 있을 땐 흘러내리는 표정과 무뚝뚝한 말투로

바뀐다.


외출 전 미리 허락받으라는 얘기도

늦지 않게 다니라는 얘기도

흘려듣는지 안 해서 매번 한소리 들으면서도

반복하는데

용돈 필요할 때.

옷, 신발 사고 싶을 때는

꼭 전화하거나 먼저 다가온다.


이럴 때만 필요한 엄마가 된 거냐.

순간순간 가슴속에서 치고 올라오는 게 목에 탁! 걸리지만.



변화가 성장일 거야


난 엄마니까...

아이의 변화는 성장이... 네가...

서로 연결된 줄의 종류를

굵고 짧은 것에서 가늘고 긴 걸로 바꾸는 과정이니까.

가늘고 길지만 단단한 줄이길...




엄마라는 타이틀을 달고

올해 처음 혼자 2박 3일 여행을 갔었다.

못 갈 줄 알았던 혼자만의 여행.

가고 싶지만 각자의 이유로 따라가지 않는다.

엄마와의 여행이 당연하던 것이

이젠 선택사항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떠났던 여행 후 이번엔 7박 9일 여행을 간다.

아이들과 이렇게 오래 떨어진 건 처음이다.

여행 못 가는 게 아쉽고

여행 가는 엄마가 부럽지만

엄마와 떨어지는 건 별로 신경 안 쓰는 듯한 아이들의 변화가

살짝 서운하기도 하면서

진짜 많이 컸구나, 이젠 각자 독립할 때가 된 거구나 싶다.


회사 출근 때 그날 저녁에 볼 거면서도 깨워서 인사하고 가라던 껌딱지 아이들은...

아침 일찍 나가면서 인사할까 묻는 엄마에게... 안 그래도 된다며 미리 인사하고 자러 들어갔다.

넘 쿨~한 아이들한테 서운하면 안 되는 거지?


독립하는 성장을 하는 변화니까.

나도 쿨하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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