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구간/ 2024.8.23/ 1일 차
중산리 8시 37~장터목 1박 / 3시 27/ 7시간
지리산의 막바지 여름더위/ 이병희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린다는 뉴스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
그래도 우리가 누구인가, 하계훈련과 “백두대간의 도전과 미래“ 슬로건을 걸고 열심히 걷기로 하지 않았던가.
우리의 산행은 늦더위 기승을 부려도, 한 밤중 열대야 때문에 잠 못 드는 밤도 이겨내는, 전국구이기 때문에 가장 먼 제주, 부산. 경북. 에서도 한 걸음에 달려온다
그러다 보니 이번 하계훈련은 서울. 경기. 대전. 천안은 멀다고 감히 말하기가 부끄럽다
지리산은 종주하는 산꾼들이라면 한 번쯤은 모두 가슴 설레면서 걸었을 산이기도 하며 특히 여름산행으로는 먹을 물도 많고, 고산지대 야생화들이 더욱 화려하게 피었기에 산행 중 꽃을 보는 재미로 더위에 몸살을 앓으면서도 좋아하는 곳이다
들머리 중산리를 시작으로 칼바위를 지나 로터리 대피소에서 행동식을 먹으며 여유롭게 휴식을 하며 천왕봉정상에는 1시 04분에 도착하였다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천왕봉정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것도 처음이고 날이 좋아 저 멀리 노고단 반야봉도 볼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첫날이고 팀워크의 보폭에 맞추어 12~13km를 대략 7시간 이동하여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니, 산에서 내뿜는 깊고 투박한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 묘한 힘을 얻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회원들과 함께하는 백두대간에 대한 꿈과 기대와 동경을 넘치도록 담아서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더 빨리 이뤄낼 수 있다고 한껏 북돋는 힘을 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좋은 집에서 편하게 생활하고 아름다운 자연은 바라보면 그만인데, 굳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그토록 힘든 산행을 해야 하는지 문득문득 조바심이 가슴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회원들과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덧 삶의 이유이자 목적이 된 이곳이 산이라는 것을 너무나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산이 주는 즐거움, 막바지 여름더위는 우리의 삶에 대한 은유일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누구라도, 도시의 온갖 소음에 휩싸여 기적소리 같은 것은 듣지도 못하거나, 종종 묻힌 것을 되살려, 한 여름 되풀이 되는 더위처럼 뜨거운 앓이를 하고 있다
지리산의 마음 깊숙한 어느 곳, 또 다른 정상을 향하여 다시금 산을 바라보며 기다려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