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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윤맘 Mar 15. 2023

미라클모닝, 루틴 있는 이들을 동경한다

며칠 전 동네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인이 하고 있는 '미라클모닝'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지인은 평일 아침 7시쯤 늘 아파트 주변 걷기 운동을 한다고 했다. 지인은 원체 아침잠이 없고 아침에 몸을 움직여야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다며 별 일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미라클모닝을 한 후부터 아이들 등원을 보다 활기차게 할 수 있게 됐고 기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덤으로 하루를 남들보다 더 길게 쓰는 기분까지 든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내내 입이 안 다물어졌다. 며칠이야 할 수 있는 일이지만(난 그마저도 어렵다. 반성한다) 매일 늘 시간에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고 아침을 연다는 것 자체가 멋졌다. 그러고 보니 내 주변엔 미라클모닝을 해내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에게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가장 가까운 남편만 봐도 몇 달째 미라클모닝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 회사 헬스장에서 30분 러닝 10분 무산소 운동을 한다. 뱃살을 빼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운동인데, 요즘 남편을 보면 뱃살도 뱃살이지만 어깨와 팔뚝, 등판이 넓어졌다. 또 남편은 남다른 루틴 한 점심 스케줄도 갖고 있다. 일주일에 3번 간헐적 단식을 한다. 간헐적 단식은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점심까지 식사를 하지 않고 커피나 물, 야채만 먹는 것을 말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건강을 되찾고, 살을 빼겠다고 마음을 먹은 남편은 작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어기지 않고 늘 이 루틴을 지키고 있다.

 

남편도 그렇고 지인도 그렇고, 자신만의 루틴(반복행동)을 만들어 미라클모닝을 이루고 있는 중이다. 그럼 루틴과 습관의 차이가 뭘까. 습관은 그저 특정 신호에 의해 움직이는 일종의 욕구 충족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신다거나, 화장실에 갈 때 꼭 핸드폰을 들고 간다는 식의, 의식하지 않고도 하는 것이다.


반면 루틴은 의식적으로 내가 생각해서 매일 혹은 정기적으로 하는 행위다. 다시 말해 노력이 필요하다. 아침에 먹은 그릇을 꼭 설거지를 한다거나,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유튜브로 홈트를 보고 따라 한다거나 이런 식의 보다 의식적인 행동을 말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습관은 많지만, 루틴은 없다. 미라클모닝도 없다. 그저 되는대로, 하던 대로 하는 일들이 많다. 아침 8시 즈음 아이들을 깨우고 화장실을 가고, 옷을 입히고 EBS를 틀어준 뒤 아침을 만들고, 먹이고 시간에 쫓겨 아이들을 등원시킨다. 프리랜서로 하고 있는 기자일 역시 루틴 하게 한다기보단, 둘째가 잠들면 혹은 둘째가 혼자 잘 놀면 시간에 쫓기며 할 뿐이다.


지치고 하기 싫고 건너뛰기는 일이 많다. 그저 되는대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욱 삶을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살려면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해보기로 한다. 아이들 등원시킨 후에는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해 집에 들어오기. 바로 청소기 돌리기. 브런치 글 쓰기. 할 수 있고, 해야 하고, 해볼 수 있는 일들이 많다. 기대된다. 나만의 루틴. 그렇게 찾아올 미라클모닝 역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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