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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호 Feb 04. 2019

겨울 덕유

겨울 덕유


    

새파랗게 날이 선 하늘 아래

동안거에 들어간 스님 같은 나목들이

상고대 옷을 입고 겨울을 이겨낸다

토끼털 같은 목도리가 산 어깨를 감싸 안아

바람소리 사그라들 때

저만치 백련사 

까치밥 같은 단풍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무는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나목이 된다.

죽지 않기 위해 수분을 비워야 되는 겨울나기.

하얀 눈꽃의 아름다움보다

겨울나무들을 보듬은 상고대와 

토끼털 같은 하얀 눈으로 능선을 덥어 온기를 느끼게 해 준

겨울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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